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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이어>의 서영희
2004-03-24

대학로와 충무로 양쪽에서 기대주로 꼽혀온 배우 서영희(24)가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잇따라 얼굴을 내민다. 22일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을 보인 MBC의 시트콤 <두근두근 체인지>와 4월 23일 개봉 예정인 영화 <라이어>(제작 씨앤필름)에 주연급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만큼 비중 있는 배역에 출연한 영화는 처음이에요. 촬영 분량도 많아 시작할 때부터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개봉 날짜가 하루하루 다가오니 걱정이 앞서네요. 지금 다시 하면 더 연기를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경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라이어>는 레이 쿠니의 희곡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 두 아내를 둔 택시기사 만철이 지명수배범을 붙잡은 것을 계기로 그동안 해온 거짓말이 들통날 위기에 놓인다는 것이 기둥줄거리이다. 서영희는 서만철(주진모)의 첫 번째 부인 역을 맡아 두 번째 부인 역의 송선미와 매력 대결을 펼친다.

화가를 꿈꾸던 서영희의 인생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대학로에서 본 김민기 연출의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보고 180도 바뀌어버렸다. 배우들이 꾸미는 열정적인 무대에 흠뻑 빠져 대학 진학을 코앞에 두고 연기로 진로를 변경한 것. 1999년 동국대 연극과에 입학한 뒤 학전의 김민기 대표가 연출하는 <모스키토>의 오디션에 뽑혀 배우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뒤늦게 연기 공부를 시작해 밤낮으로 매달렸어요. 길지 않은 인생이지만 그때처럼 열심히 했던 적은 없었지요. 제 인생을 바꿔준 김민기 대표님의 작품에 출연할 수 있었던 것도 행운으로 생각해요. 극단의 언니들은 극장 청소도 하고 포스터도 붙여가며 힘든 시절을 거쳐왔는데 저는 오디션에 뽑혀 그런 고생을 겪지 않아도 됐지요."

서영희는 박광정 연출의 연극 <저 별이 위험하다>(2000년)와 <진술>(2001년)을 거쳐 영화로 무대를 넓혔다. 2003년 개봉작 <클래식>과 <질투는 나의 힘>에서 각각 주인공 준하(조승우)와 원상(박해일)을 짝사랑하는 나희와 혜옥으로 출연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두 영화에서 주인공을 쫓아다니는 역할만 하다가 <라이어>에서는 비록 두 번째 부인과 사랑을 나눠갖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부인으로 한 단계 발전했다. 브라운관에서는 더 발전해 뭇 남성의 애를 태우는 인물로 등장한다.

22일과 23일 1ㆍ2회가 방송된 16부작 <두근두근 체인지>는 5월에 나머지 14부작이 정규편성된다. 여기서 서영희는 `얼꽝'(얼굴이 못생겼다는 뜻의 유행어) 조정린이 얼굴이 예뻐지는 신비의 샴푸로 머리를 감으면 `얼짱'(얼굴이 최고라는 뜻의 유행어)으로 변신하는 인물. 실제로도 서영희는 최근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과 엠파스에서 탤런트ㆍ배우 인기검색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연극 세 편과 영화 두 편에 출연하고도 그동안 길거리에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어요. 얼굴을 고친 곳은 하나도 없고 살만 조금 빠졌는데 신기하지요. 앞으로도 인기에 연연할 생각은 없고 진정한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제 얼굴이 나온 포스터를 보고 `배우 서영희가 나오는 영화구나'라고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80년생답지 않게 60년대 분위기가 풍기는 이름은 본명. 초등학교 글쓰기 시간에 `철수'와 `영희'가 등장할 때마다 놀림감이 되는 게 창피해 철수란 이름의 급우가 밉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자기 또래에는 같은 이름이 드물고 친근함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이름이 사랑스럽다고 자랑한다.

서영희는 곱상한 얼굴과 가냘픈 몸매답지 않게 인라인스케이트와 래프팅 등 활동적인 스포츠를 즐기는 맹렬여성. 매니지먼트 소속사에서도 혹시 작은 사고라도 날까봐 안전장구를 철저히 갖출 것을 당부한다.

"오는 7월 KBS 2TV에서 납량특집 미니시리즈로 방송될 <구미호외전>에 출연하기로 했어요. 영화와 방송에 모두 욕심이 나는데 아무리 바쁘더라도 1년에 연극 한 편은 꼭 출연할 거예요. 무대는 제 연기인생의 출발점이자 영원한 연기학교거든요."(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