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부삼천지교>는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물불 안 가리는 아버지와 궁지에 몰린 조폭이 빚어내는 코미디쯤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감하고 현실적인 주제 때문에 이 영화는, 학원비리를 소재로 삼은 <두사부일체>처럼, 코미디와 어울리지 않는 드라마를 섞을 수밖에 없다. 돌잔치에서 연필 대신 마이크를 잡았던 사성의 전과나 이상할 정도로 삼촌을 미워하는 현정의 비밀이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전을 거쳐 화해로 이르기에는 <맹부삼천지교>는 받아들이기 힘든 악의가 너무 많은 영화다. 이 영화에서 남을 미워하지 않는 사람은 하는 일도 별로 없이 착하게 웃기만 하는 맹사성 정도다. 만수는 어린 소녀 앞에서 그 삼촌을 “도끼 휘두르는 살인자”라고 욕하면서도 미안한 줄 모르고, 강두는 남 생각이라곤 조금도 안 하고, 현정은 술취한 상태에서도 삼촌을 향해 가시돋친 말만 내뱉는다. 차라리 술기운에 삼촌 앞에서 흐느끼는, 낡고 낡은 수법을 썼더라면 하는 그리움이 생길 정도다.
<맹부삼천지교>는 코미디나 가족영화라고만 한정짓기에는 너무 힘겨운 주제를 택했다. 만수와 강두가 처음 만나는 초반부, 손창민과 그 부하 김뢰하의 자연스러운 행동거지는 조폭코미디에 가까운 가벼운 웃음을 주기에 무리가 없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만수의 부성애는 그런 장난에 머무를 수준이 아니다. 만수는 아들 공부에 방해가 된다면 어떤 범죄라도 저지를 수 있는, 추악하기까지 한 부성애를 보여주고, 차라리 착해 보이는 강두는 “생선장수보다 못하다”는 현정의 질타를 듣고선 만수를 본받기로 한다. <맹부삼천지교>는 학벌이 전부가 아니라고 조그맣게 덧붙이는 영화일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제 자식만 잘되길 바라는 이기심이 사랑이라고 말한다면, 아이들을 옭아매는 건 학벌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