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9일 부산시 광복동 용두산공원 건너편에 위치한 작은 사찰 대각사 옥상 위에서 건달들을 앞에 둔 스님들의 차력쇼 한판이 벌어졌다. <달마야 놀자>의 후속작, <달마야 서울가자>의 촬영현장(제작 씨네월드, 타이거픽쳐스·감독 육상효)이다. 제1라운드, 맨몸 위에 각목 내려치기. “묵언수행 때문에 장난끼를 억누르다보니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대봉 스님 역의 이문식이 배를 하늘로 보이면서 뒤집어 누워 있고, “내가 기합을 넣어줘야 저쪽이 맞힐 텐데”라며 맞는 사람보다 더 조심스러워 하는 덩치 큰 현각스님 역의 이원종이 기합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두세번의 실수 끝에 무섭게 부러지는 각목.
제2라운드 대쪽 같은 청명 스님 역의 정진영이 보여주는 공중회전 360도 돌려차기. “남들은 내 얼굴이 우락부락해서 액션배우인 줄 알지만, 사실 운동신경이 좀 없는 편이다. 액션을 잘 모르고, 잘 못하고, 또 안 좋아한다. 액션신 찍을 때마다 곤혹스럽다”는 정진영은 그래도 열심히 무술감독의 명에 따라 와이어에 몸을 맡기며 공중제비를 시도한다. ‘대륙개발’이라는 현수막이 둘러처져 있고, ‘드림시티 개발계획’이라는 입간판이 떡하니 세워져 있는 이 작은 사찰에는 도대체 무슨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진 것인가?
<달마야 서울가자>는 주지스님을 제외한 1편의 스님들이 다시 등장하고, 대륙개발 직원 이부장(신현준)의 휘하들이 거기에 맞서는 ‘직원’들로 새로 나온다. 돌아가신 주지스님이 남긴 유품을 전달하기 위해 서울에 발을 들인 스님들이 빚더미에 올라 앉은 절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육상효 감독은 “도시에서 산다는 것의 감각을 되짚어볼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에서 마땅한 사찰을 찾지 못한 <달마야 서울가자>는 현재 부산에서 서울 촬영분을 대신 진행 중이며, 7월 개봉예정이다.
사진 손홍주·글 정한석
△ 육상효 감독이 특수제작된 각목을 들고 현각 스님 역의 이원종에게 위치와 액션을 주문하고 있다.
△ 건달이 아니라 직원들이라고 우기는 ‘자’들과 스님들과의 눈싸움 대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