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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관람한 성룡
2004-02-23

"정말 놀랍고도 감동적이었습니다. 같은 영화인으로서 얼마나 어렵게 만들었을지 짐작할 만하더군요. 한국 현대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도 됐고요." 홍콩 출신의 월드스타 성룡은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고 들뜬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기 위해 21일 내한한 성룡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강제규 감독,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6.25 참전용사 등과 함께 영문자막으로 처리된 영화를 관람한 뒤 인근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퓨전 아시아음식 프랜차이즈 재키스 키친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전쟁의 참혹함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많아 대단히 인상깊게 관람했습니다. 전쟁 전과 전쟁 후에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잘 보여주고 있더군요. 영화 종반부에 주인공 진석이 형 진태가 준 볼펜을 발견하는 장면과 형이 사준 구두를 쓰다듬는 대목에서 저도 눈물을 많이 흘렸지요. 이런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관람해 사랑과 평화가 왜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신인인 원빈의 연기가 인상적이었고 장동건과 원빈을 제외한 조연들까지 훌륭한 연기를 펼쳐 강제규 감독이 치밀하게 캐스팅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성룡은 지난 3일 <태극기 휘날리며>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에 초청받았으나 중국의 영화제 일정 때문에 불참했으며, 뒤늦게 관련 뉴스를 접한 뒤 한국을 방문해 영화를 보고 싶다고 제작사 강제규필름에 요청해 왔다.

"세계 각지를 돌며 영화를 촬영하다가 최근 홍콩에 돌아왔는데 신문마다 한국의 영화, TV 드라마, 가요 등의 이야기가 넘쳐나고 있더군요. 저도 그 비결이 뭔지 궁금해 영화 <쉬리>와 <집으로…>, 드라마 <상도> 등을 봤지요. 제가 강 감독에게 한국이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다양하고 수준높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러나 <태극기…>의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홍콩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확실하지만 미국은 자막이 있는 영화를 싫어하고 아시아 영화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어 아직도 벽이 높다는 것이다. 자신이 미국 시장에서 인기를 끈 것도 "기적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성룡은 할리우드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함께 자리한 강제규 감독도 아시아 영화인의 협력을 강조하는 그의 태도에 감명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성룡은 중국, 한국, 일본이 힘을 합쳐 할리우드에 대항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요즘 아이들은 코카콜라와 맥도널드에 입맛이 길들여져 김치나 만두를 잘 먹지 않습니다. 미국 문화는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의 문화를 잃어버리면 안되지요. 저는 를 제작하면서 홍콩 배우들을 기용했고 <후 엠 아이>에서는 일본 배우들을 캐스팅했습니다. 아시아인들이 교류와 협력을 통해 뭉치지 않으면 할리우드에 잠식당하고 말 겁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 성룡은 <태극기…>의 모티브를 제공한 충북대 6.25 유해발굴단에게 기탁해 달라며 강제규 감독에게 성금을 전달했다. 성룡은 24일 한국을 떠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