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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가수활동 재개한 엄정화
2004-02-23

"그 동안은 대중들이 원하는 음악을 했었다면 이제는 대중이 저한테 끌려 오게 할 때가 됐다고 판단했어요." 가수 겸 영화배우 엄정화가 2년만에 신보 8집 앨범을 들고 가수 활동을 재개한다. 두장의 CD로 구성된 이번 앨범에서는 첫번째 CD 'Self'에서 일렉트로닉 계열 음악을 위주로 색다른 변신을 시도했다.

"제가 어릴 때부터 좋아하고 역할 모델로 삼는 가수가 마돈나예요. 일렉트로닉 계열의 음악을 활성화시킨 사람이 마돈나이기 때문에 저도 언젠가는 이런 음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데뷔한지 얼마 안 됐다면 이런 시도를 못 했겠지만 이젠 변화를 줄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뮤지션으로 가려는 첫 걸음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해요." 이번 앨범은 그룹 베이시스 출신의 작곡가 정재형이 프로듀싱을 담당했으며 엄정화의 생각과 스타일이 음악에 많이 투영됐다.

타이틀곡은 정재형 작사.작곡의 `Eternity'로 영원하고 완벽한 사랑을 동경하는 내용을 반복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사운드에 담아냈다. 컴퓨터로 변조한 건조한 음색이 색다른 맛을 전한다. "저는 앨범을 만들면서 보면 항상 머릿 속에 멜로디가 떠나가지 않고 맴도는 노래가 있어요. 이번에는 `Eternity'가 그랬거든요. 앨범 색깔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은데다 현악기와 조화도 잘 됐다고 생각했거든요."

엄정화가 이번 앨범 제작에 들인 공은 여러 에피소드에서 드러난다. "국내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의 저변이 좁잖아요. 일렉트로닉 계열의 권위있는 뮤지션인 달파란씨의 곡을 받고 싶은데 도통 연락할 길이 없는 거예요. 수소문 끝에 정재형씨와 함께 그가 있다는 곳의 정보를 입수하고 무작정 들이 닥쳤죠. 그 자리에서 바로 곡을 부탁하고 결국 곡을 받아 냈어요."

그래서 완성된 것이 달파란 작사.작곡의 미디엄 템포의 하우스 스타일의 곡 `Love Me'다. 또 긱스 출신의 실력파 뮤지션 정원영으로부터 곡을 받기 위해 그의 콘서트 게스트를 두번이나 자청해 서기도 했으며 현재 뉴욕에 머무르고 있는 윤상과는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곡 작업을 완성했다고.

두번째 CD인 `Control'에는 흥겨운 댄스 음악과 발라드 등 기존 스타일을 좋아하는 팬들도 배려했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주영훈을 비롯해 조규만, 황세준, 김조한, H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소울 펑키 리듬의 `EROS'와 7집 타이틀 `다가라'와 비슷한 풍의 `Crush'는 주영훈이 작곡한 대중적 멜로디의 곡이며 김조한 작곡의 `Good Bye My Love'는 R&B 풍의 애절한 발라드다.

마지막 트랙 `Wacko'는 힙합과 일렉트로닉의 기반으로 고음을 쥐어짜내는 듯한 보컬 스타일의 변화가 느껴진다.

"신인가수 H가 작곡한 `Boy'는 낮게 부르는데다 리듬감 있게 밀었다 당기는게 무척이나 어려웠어요. 또 `사랑은 미친짓이다'란 곡은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에서 제목을 따 왔고요."

엄정화는 가수와 연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흔치 않은 여성 연예인이다.

"가수와 연기자는 많이 다르지만 모두 굉장히 매력적이에요. 가수는 무대에서 제 자신의 모든 것을 어떻게든 표현하는 일이지만 연기는 제 자신을 없애고 그 안에 다른 캐럭터를 담아낸다는 게 큰 차이점이겠죠. 또 많이 고민하고 역할과 제 자신이 만나질 때 매우 흐뭇해요."

오는 3월 3일 온라인사이트 다음이 온라인 중계하는 콘서트를 시작으로 케이블.위성 음악채널에서 TV 방송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4∼5월에는 전국 5개 도시에서 공연도 펼칠 생각이다.

"이번에는 섹시함보다는 약간은 자연스러우면서도 강한 느낌을 드리고 싶어요. 안무 역시 어느 부분은 일부러 비워 뒀어요. 무대에서 그날의 느낌에 따라 편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구요." 안무는 `철이와 미애'의 미애가 담당해서 8인조 댄스팀과 함께 무대에 서게된다.

최근 오는 3월 개봉하는 영화 <...홍반장>촬영을 마친 그는 당분간은 가수 활동에 주력할 생각이다. 인터뷰 말미에 개인적인 질문을 했다.

"남자친구는 있지만 아직 일하는 게 좋아서 결혼생각은 없어요. 서른이 막 넘을 때는 조바심이 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꼭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 때 해야겠다 싶어요. 마음을 좀 비웠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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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