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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신설국>
2004-02-19

제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의 첫 수혜작인 <신설국(新雪國)>이 27일 마침내 극장가에서 선을 보인다. <신설국>은 지난 5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수입추천을 통과한 데 이어 17일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아 국제영화제 수상작이 아닌 성인 등급의 영화로는 처음 상륙하게 됐다.

<신설국>은 한국에서 TV 탤런트로 활약중인 유민(일본명 후에키 유코)이 2001년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어서 수입 이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더욱이 인터넷 사이트에 정사 장면만을 모은 동영상이 공개돼 포르노 논쟁을 불러일으켰는가 하면 영화 홍보를 둘러싸고 수입사(동아수출공사)와 유민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세간의 호기심과는 달리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인생의 막장에 이른 중년 남자와 애인을 잃고 체념하며 살아가던 젊은 게이샤(藝者:일본식 기생)의 사랑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로 70년대 충무로에서 유행하던 호스테스물을 연상시킨다.

이야기는 온통 눈으로 뒤덮인 니가타(新潟)현 쓰키오카(月岡) 마을에 50대 남자

시바노 쿠니오(오쿠다 에이지)가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업에 실패해 빚쟁이

에게 쫓기고 가족에게도 외면당한 그는 삶을 마무리할 장소로 이곳을 택한 것이다.

시바노는 우동집에서 마주친 청순하면서도 활달한 모에코(유민)에게 이끌려 그와 술자리를 갖는다. 시바노는 전 재산인 200만엔을 모에코에게 맡기며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함께 있어달라고 부탁한다.

모에코는 남자 친구가 자신을 만나러 뛰어오다 미처 자동차를 피하지 못해 숨지자 자책감과 상실감에 시달려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게이샤가 된 여인. 시바노에게 드리운 죽음의 그림자를 눈치챈 뒤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품어주며 삶의 의욕을 불어넣으려고 애쓴다.

제목 그대로 온 세상이 은빛으로 덮인 설국의 풍광, 일본의 전통 현악기 샤미센(三味線) 연주와 게이샤들의 춤과 노래 등이 인상적이고 유민의 청순한 마스크가 볼만하지만 작품 자체는 범작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줄거리도 상투적이다.

원작이 된 소설은 나오키상 수상작가 사사쿠라 아키라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을 리메이크한 작품. 고토 고이치 감독이 스크린에 옮겼다.

상영시간 109분.(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