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주말극장가] <런어웨이>, <구루>, <자토이치> 개성 넘치는 성찬

1월 마지막 주말 개봉작 중에는 평균 이상의 완성도와 자기만의 개성을 가진 영화들이 몇편 포진해 있다. 존 쿠잭, 진 해크먼, 더스틴 호프만 등 배역이 화려한 <런어웨이>는 존 그리셤 소설이 원작인 영화 중에서도 연출이 잘 된 쪽에 속하는 깔끔한 법정 스릴러물이다. 존 그리셤 소설이 영화화할 때, 법정 안보다 법정 밖의 액션이 강조되면서 옆길로 새는 경우가 잦았는데 이 영화는 그렇지가 않다. 일련의 전문가들을 거느리고 움직이는 배심원 컨설턴트와, 여기 맞선 한 남녀 커플이 배심원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쟁탈전을 벌인다. ‘골리앗과 다윗’ 같은 이 싸움은 법정 밖의 협잡과 매수, 암거래로 이어지지만 그게 막 나가지 않고 다시 법정 안의 질서로 환원돼 평결로 승부한다. 미국 재판문화의 이면을 엿보게 하면서도 좋은 편의 산뜻한 승리로 귀결되는, 존 그리셤 소설의 맛을 잘 살린다.

춤과 노래 속에 멜로, 액션, 드라마를 함께 버무리는 인도 마살라 영화의 특성을 영미식 로맨틱 코미디에 빌려온 <구루>도 별미 같은 영화다. 인도 출신의 지미 미스트리, 할리우드 스타 헤더 그레이엄과 마리사 토레이 주연에 영국 워킹타이틀필름 제작인 이 영화는 로맨틱코미디의 전형적인 요소를 다 갖추고 있으면서도 분위기가 매우 자유분방하다. 경쾌한 인도 춤의 율동에 가벼운 섹스코미디를 곁들여 84분 동안 쉴 틈 없이 달려간다.

가벼운 청량음료 같으면서도 어딘가 그럴듯한 폼이 나는 영화,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자토이치>도 이번 주말에 개봉한다. 19세기 일본에 서민들을 도와 악당과 싸우는 떠돌이 맹인 검객 자토이치로 출연까지 한 기타노 다케시가, 볼 근육 떠는 특유의 표정을 눈까지 감고 지을 때 폼이 난다. 줄거리는 가볍기 그지없지만, 8분의 1박자쯤 빠르거나 늦게 가는 엇박자 편집의 리듬감이 영화에 활력과 긴장감을 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