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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영화 <실미도>로 이미지 추락에 고심
2004-01-27

국가정보원은 북파 공작원의 비극적인 삶을 소재로 한 영화 <실미도>가 7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인기를 몰아가면서 일부 허구적인 내용 때문에 국정원의 이미지가 추락하지나 않을 까 고심하고 있다. 영화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68년 1.21 사태에 따른 대북 보복책으로 창설된 684 부대가 국내외 정세의 변화로 대북 타격 작전이 폐기되면서 쓸모가 없게 되자 부대원들을 살해하도록 정보기관이 지시했다는 대목.

국정원 관계자는 27일 "영화가 아무리 허구에 기반한 예술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가 북파 공작원을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과 너무나 거리가 멀다"면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혁신을 통한 조직 개편과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 <실미도>의 대중적인 인기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당시 북파 공작원을 양성하다 정세 변화로 공작원 육성을 중단하면서 이들에 대한 처우가 나빠져 난동 사태가 발생한 것이지, 이들 공작원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은 영화 제작자들의 상상력일뿐이라는 것.

이 관계자는 <어 퓨어 굿맨>, <파이널 디시즌>, <에어포스 원> 등의 외화들을 예로 들면서 "외국 영화들은 국가기관내의 부조리를 고발하더라고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해당 국가기관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도록 하지는 않는 다는 점을 영화 제작자들이 깊이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의 한 직원은 "문화 매체가 대중들의 사고를 좌우하는 상황에서 이 영화로 '국정원=살인집단'이라는 이미지가 만연하지 않을 까 걱정"이라며 과거의 이미지 보다는 앞으로의 역할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최근 전 직원들을 상대로 영화 <실미도> 시사회를 갖고 영화속의 허구와 진실을 알리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번 <실미도> 파문을 계기로 최근 영화제작자와 감독들에게 향후 국정원을 소재로 한 영화를 제작할 경우 부정확한 사실로 이미지가 왜곡되지 않도록 사실 고증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