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컬러 104분 감독 유현목
출연 구봉서, 문희, 황해, 장동휘
EBS 1월18일(일) 밤 11시
1960년대 한국의 예술파 감독으로 불렸던 유현목 감독은 많은 연구자들로부터 한국 리얼리즘영화의 대부로 칭송받는다. 임권택 감독이 학문적인 주목을 받기 이전까지는 유현목 감독이 가장 많이 연구된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그의 1969년 작품 <수학여행>은 한국 최고의 영화 <오발탄>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가주의적 리얼리즘영화 계보에서는 좀 독특한 계열에 속한다. 이 영화와 함께 유현목 감독의 영화연보에서는 다소 튀는 스타일의 <공처가 삼대>나 <몽땅 드릴까요?> 같은 몇편의 코미디영화가 1960년대 말에 만들어졌는데, 이는 1960년대 당시 코미디영화가 많이 만들어진 장르였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즉, 당시의 코미디영화의 유행으로부터 유현목이라는 예술파 감독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하지만, 유현목의 코미디영화는 다른 희극영화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수학여행>에서도 희극배우인 구봉서가 주연을 맡고 있느데 그의 연기는 단순한 슬랩스틱식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아마 구봉서라는 배우에 대한 선입견이 없다면, 이 영화는 당시의 평론처럼 “격조높”거나 “감루의 인정극”인 인간승리 드라마 혹은 계몽영화로 보여진다. 이 영화는 60년대 말 경제개발에 따른 조국근대화에 대한 홍보를 범국가적으로 수행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계몽영화 계열이다. 하지만 유현목의 코미디영화가 다르듯이, 그의 계몽영화 역시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