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ndi Matin 2002년
감독 오타르 요셀리아니
출연 자크 비두
EBS 1월10일(토) 밤 10시
이 사람의 일상은, 허무하다. 프랑스의 소도시에 사는 중년의 남자 벵상의 삶은 탈출구가 없어 보인다. 동료들과 공장 문에 도달하는 짧은 시간 동안 그는 담배를 피우고, 출근해서는 기계의 부품처럼 일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가족들은 그를 무시하기 일쑤다. 어느 날, 벵상은 출근하는 대신에 아버지를 찾아간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베니스로의 여행을 권하며 옛 친구들을 만나보라고 한다. 이후 벵상은 베니스로 향하지만 그곳 역시 탈출구는 아니다. <월요일 아침>은 퍽이나 과묵한 드라마다. 영화가 시작한 지 한참이 되어도 인물들은 입을 다물고 대사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소음과 사운드 같은 것만 반복될 따름이다. 그루지야 출신의 요셀리아니 감독은 독특한 코미디를 빚어내는 것에 솜씨를 과시한다. 극히 절제된 인물 대사와 행동은 희극과 비극 사이를 경쾌하게 오가면서 미묘한 뉘앙스를 만들어낸다. 남녀가 화학공식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사랑에 빠지고, 모스 부호로 대화하는 것은 요셀리아니식 유머의 하나의 사례다.
<월요일 아침>은 전형적 드라마 대신 형식의 실험을 중시한다. 짧고도 간략한 상황이 끊임없이 중첩되는 것은 이 영화가 미니멀리즘적 효과를 노리고 있음을 암시한다. 영화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주인공 벵상은 소매치기에게 돈을 모두 잃고 배의 선원이 되지만 변화라는 것을 감지할 수 없다. 그리고 다시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온다. 가족들은 그를 전보다 조금은 온화한 태도로 대한다. <전원>(1976)이나 <달의 애인들>(1984) 시절보다 약간 무뎌진 감이 있지만 요셀리아니 영화의 핵심은 풍자와 해학에 있다. <월요일 아침>에서도 연이어 등장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담배에 관한 세상 사람들의 이분법적인 태도다. 끈질기게 담배를 피우는 사람, 그것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을 스케치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에 관한 “집착이라는 심리적 질병”에 대한 냉소이자 우회적인 발언으로 읽혀 흥미롭다. 2002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이며 부산영화제 상영작으로 기억된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garo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