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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석좌교수된 신상옥 감독
2004-01-07

<겨울이야기>, <꽃제비> 영화도 제작중

"활동이 왕성하다고요? 직업이니까요."

신상옥 (78)감독이 부인 최은희씨와 함께 동아방송대학교의 석좌교수로 강단에 선다. 영화 감독으로 석좌교수가 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신 감독은 올해 봄 학기부터 연극영화계열 학생들에게 영화 연출론을 가르친다.

신 감독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영화 학교는 하드웨어는 많은데 소프트웨어가 없다"며 "50여년 영화 인생의 연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장과 하나되는 교육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가 석좌교수직을 수락한 것은 지난해 개원한 신필름예술센터의 운영 취지와 같다. 바로 "교육현장과 제작현장은 가까울수록 좋다"는 것.

후학양성에 대한 신 감독의 노력은 안양영화예술학교를 개교한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 감독은 이같은 취지를 바탕으로 최은희씨와 함께 안양영화예술학교는 설립했다. 이 학교는 78년 납북 때까지 운영됐으며 지금은 안양예술고등학교가 맥을 잇고 있다. "안양(영화예술)학교 만들 때부터 그랬어요. 교육은 배우건 제작자건 감독이건 스태프건 직접 만나서 배우는 게 제일이거든요. 현장에 직접 나가는 교육이 바람직합니다."

신 감독은 지난해 신구ㆍ김지숙 주연의 신작 <겨울이야기>를 촬영했다. 지금은 후반작업까지 마치고 개봉 시기를 잡고 있는 중. 신 감독에게 <겨울이야기>의 개봉 계획을 묻자 <연산군>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등장하는 '옛날 이야기' 하나를 들려줬다.

"나는 한국 영화 기업화의 실험이 된 대작 <연산군>도 만들어봤지만 주인공 세명을 데리고 두 칸 방에서만 찍은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도 찍었어요. 아마 지금도 그렇게 적은 돈으로는 못만들걸요? 그런데 그게 그렇게 흥행이 잘됐거든요. 지금은 그러기가 쉽지 않아요. <겨울이야기>는 젊은 사람들도 좋아할 만한 영화입니다. 조만간에 개봉해야지."

후학 양성과 <겨울…> 개봉 외에도 신 감독은 여든셋이라는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제작 계획을 밝힌 북한 인권영화 <꽃제비>(가제)는 최근 탈고를 끝내고 4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이밖에도 그의 머릿속은 북한에 있을 때부터 25년간 다듬어온 야심작 <징기스칸>의 제작에 대한 구상으로 복잡하다.

나이를 잊은 왕성한 활동의 비결을 묻자 "직업이니까"라는 짧은 대답과 함께 기분좋은 웃음이 돌아왔다. "기자도 그렇잖아요? 누가 쓰지 마라고 그래서 안쓰고, 쓰라고 그래서 쓰고 그래요? 직업이니까 열심히 하는 것이지…."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