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ghe stelle dell’Orsa 1965년
감독 루키노 비스콘티
출연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EBS〉12월28일(일) 낮 2시
루키노 비스콘티의 영화세계를 요약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대지는 흔들린다>(1947) 등의 네오리얼리즘 계열 작품으로 영화인생을 시작했지만 이후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베니스에서의 죽음>(1971) 등에서 보이듯 극단적 탐미주의 영화로 빠졌던 것. 한편의 오페라를 연상시키는 비스콘티의 영화들은 “음악없는 베르디의 오페라”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세트의 웅장함, 규모의 세련됨이 특징이다. <올사의 아름다운 별>은 또한 비스콘티 감독의 탐미적 세계를 접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산드라는 몇년간 찾지 않았던 고향에 돌아온다. 이유는 국가가 공원으로 사용하도록 집의 정원을 기부하기 위해서이다. 산드라의 남편인 앤드류는 젊은 시절 자신의 아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고 싶어한다. 산드라는 자전적 소설을 쓰고 있는 오빠 쟌니를, 그리고 정신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어머니를 만난다. 앤드류는 산드라의 아버지가 나치한테 추방당하고 수용소에서 죽은 과거가 있음을 알게 된다.
<올사의 아름다운 별>의 줄거리는 산만하다. 그리스 신화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연상케 하는 모티브가 연이어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어머니는 자녀들을 배반한 적이 있고 산드라와 쟌니는 오빠와 동생 사이임에도 한때 뭔가 석연치 않는 관계였음이 암시된다. 이를테면 근친상간의 혐의다. “비스콘티 감독의 영화 중에서 가장 심리분석적 영화”라는 조엘 카노프의 비평은 과장이 아니다. <올사의 아름다운 별>은 기법적으로 유심히 살필 만하다. 잦은 줌(Zoom)의 사용은 눈에 거슬리지만 극중 인물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치가 된다. 갑작스러운 점프컷의 사용, 과장된 조명의 등장은 영화가 실험적 기운을 지니고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 영화는 평이한 멜로드라마이자 어느 대가족의 삶에 관한 기록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의 눈부신 자태, 비스콘티 감독의 화려한 연출 스타일은 영화를 감상하는 이들의 눈을 현혹한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garo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