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프랑스의 히치콕’ 클로드 샤브롤 회고전
2003-12-09

13~26일 서울 하이퍼텍 나다에서 대표작 15편 상영, 누벨바그 감독중 가장 장르적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 가운데 가장 장르적인 영화를 만들어온 클로드 샤브롤(73)의 대표작 15편을 상영하는 ‘클로드 샤브롤 회고전’이 동숭아트센터와 시네마테크부산 공동 주최로 13일부터 26일까지 서울 동숭동 하이퍼텍 나다극장에서 열린다.

부르주아 사회·가족 안의 욕망을 스릴러의 형식으로 헤집고 파고들어 ‘프랑스의 히치콕’이라고도 불렸던 샤브롤의 영화는, 누벨 바그 감독들 가운데 그 형식이 가장 쉽고 친숙한 편이다. 샤브롤의 영화들이 인간을 관찰하는 시각은 간단치 않지만, 그럼에도 대중들이 가깝게 다가가서 재밌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행사는 관심을 끈다. 그 내용도, 사소한 일상에까지 계급이라는 문제를 끌어들여 다루기 때문에 영화광이 아닌 이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샤브롤은 고다르, 트뤼포 등 누벨바그 주도자들과 함께 프랑스 비평지 〈카이에 뒤 시네마〉에서 활동하다가, 멤버들 가운데 가장 먼저 영화를 찍었고(58년작 〈미남 세르주〉) 영화도 찬사를 받았지만 1960년대를 거치며 주목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엔 그가 상업적인 장르영화를 찍어오면서 다른 누벨바그 감독들보다 형식실험을 덜 했던 점도 한몫 거들었다.

전형적인 삼각관계에 스릴러를 접목시킨 68년작 〈암사슴〉부터 다시 작가적인 목소리를 담기 시작하면서 전성기를 맞다가 70년대 중반 잇단 흥행실패로 궁지에 몰려 텔레비전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지침없이 지금까지 45년간 50편을 찍어온 샤브롤은, 90년대 들어서면서 ‘샤브롤식 스릴러’로 불리는 그만의 영화세계를 인정받으며 거장의 입지를 굳혔다.

그 정점에서 샤브롤은 부르주아 가정에 들어온 문맹의 하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인극 〈의식〉(95년)을 내놓는다.

갈등은 분명히 계급적이지만, 인물들의 동인과 그 결과는 계급적인 관점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아이러니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이 영화는 〈카이에 뒤 시네마〉로부터 ‘오랜만에 나온 가장 위대한 프랑스 영화’라는 격찬을 받았다.

상영작은 〈미남 세르주〉 〈암사슴〉 〈의식〉을 비롯해 〈사촌들〉(59년), 〈부정한 여인〉(69), 〈야수는 죽어야 한다〉(69), 〈도살자〉(69), 〈파멸〉(70), 〈붉은 결혼식〉(73), 〈닭초절임〉(85), 〈여자이야기〉(88), 〈마담 보봐리〉(91) 등이다. 서울 상영에 이어 내년 1월3일부터 18일까지 부산시 시네마테크부산에서도 상영한다. 예매 및 문의는 하이퍼텍나다 극장 (02)766-3390(교환 293,294), www.dsartcenter.co.kr, 시네마테크 부산 (051)742-5377, www.piff.org/cinema 임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