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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낭만자객> 최성국
2003-11-26

겁많고 소심한 허풍쟁이 두목 역 맡아

다음달 5일 개봉하는 영화 <낭만자객>에 허풍 심한 자객단 두목으로 출연하는 최성국(34)은 사실 코미디언이 아니다. 그는 1995년 SBS 공채 탤런트 5기 출신. 하지만 '대박가족' 같은 TV 시트콤이나 TV 오락프로그램 '좋은 친구들', 영화 <색즉시공>으로 최성국은 '제대로' 웃기는 코미디 연기자로 많은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어리버리' 자객단 이야기 '낭만자객'에서도 그는 이 분야 연기에서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온갖 바보짓으로 상대방의 얼을 빼놓는 식의 '고수검법'을 특유의 진지한 표정으로 보여주던 그는 영화의 막바지 싸움 장면에서는 설사병에 걸려 고생하다가 "죽일 때 죽이더라도 화장실 한번 가게 해달라"고 비장하게 외친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난 그는 "자신은 없지만 후회도 없다"고 소감을 밝히며 "두 시간 푹 쉬었다 가면 좋을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가 맡은 자객단 두목 예랑의 캐릭터는 겉으로는 고수인 척하지만 실제로는 겁 많고 소심한 허풍쟁이. 왠지 의리를 중시할 것 같은 말투와 달리 이 녀석의 인생의 목표이자 유일한 존재 이유는 바로 '돈'이다.

"낭만자객단의 반장이며 두목이고 교주죠. 카리스마만 있지 실력은 하나도 없고 '뻥'만 치는, 그저 입 하나로 먹고 사는 인물입니다."

예랑의 캐릭터는 윤제균 감독의 시나리오 외에도 최성국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됐다. 촬영장에서 그는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내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로 유명하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를 패러디해 화제가 됐던 예고편도 그가 제일 처음 제안한 것.

"마지막 장면에서 뒷간 신은 원래 시나리오에는 없었는데 현장에서 제가 넣자고 졸랐어요. 반면 설사 걸린 설정은 처음에는 못하겠다며 빼 달라고 했습니다. 감독 특유의 순진하면서도 비굴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하게 됐지만요."

<낭만자객>은 윤제균 감독의 전작과 마찬가지로 온갖 엽기적인 장면으로 관객들의 입에서 비명이 끊이지 않게 한다. 그 중 가장 큰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은 최성국과 '요이' 역의 김민종이 '사고로' 벌이게 된 키스 장면.

당시까지 다소 서먹서먹했던 두 사람은 이날 촬영 이후 각별히 친한 사이가 됐다고. 그는 "민종씨는 부드러운 입술을 가지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 장면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원래 키스신은 시나리오 설정에는 없었어요. 어느날 감독에게 다른 자객들은 패고 욕하고 다니는데 왜 요이에게는 그렇지 않냐고 따졌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게 키스 장면이에요. 왕가위 감독의 <해피투게더>에서 따왔죠."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