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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연구소, 또다시 파행 위기
2003-11-26

서울 지하철 충무로 역사에 들어선 영상미디어센터 활력연구소가 다시 파행 운영될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가 지난 21일 운영비 지원없이 자립 운영하는 조건으로 새 위탁운영자를 선정하겠다는 공고를 내자 지난해부터 이곳을 운영해온 독립영화협회와 문화관련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독립영화협회,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영화인회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민예총, 문화연대,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문화행정 개혁과 활력연구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5일 성명을 발표해 "서울시의 위탁운영자 선정 공고는 서울시와 비대위가 합의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7월 15일 서울시와 비대위는 활력연구소의 정상화를 위해 공공 영상미디어센터의 목적에 부합하는 공모안을 협의 하에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그럼에도 활력연구소 사업에 대한 안정적 계획이나 정상적 사업 수행을 위한 예산 확보없이 위탁 운영자를 선정한다면 공공성은 상실되고 상업화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27일부터 활력맨(활력연구소 공식 마스코트)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도상영회를 개최하는 등 활력연구소 공간의 죽음을 상징하는 장례 이벤트를 펼치는 한편 위탁운영 사업설명회가 열리는 12월 2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원승환 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은 "우리가 아니면 활력연구소를 운영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행정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공공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요구하는 것"이라면서 "신청 조건이 바뀌지 않는 한 위탁운영을 신청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문화과 김홍한씨는 "운영비에 대한 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새 위탁운영자 선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며 운영비 지원없이도 신청 의사를 밝힌 단체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활력연구소는 서울시가 9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영상미디어센터로 소극장과 각종 영상자료, 편집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회원 수가 1만3천여명에 이르고 있다.

독립영화협회는 2001년 5월부터 서울시 의뢰로 충무로영상센터 개관을 준비해오다가 운영비 지원에 대한 입장이 엇갈려 당초 예정보다 석 달 늦은 2002년 11월 30일 문을 열었는가 하면 지난 8월에도 서울시 방침에 항의해 운영진이 사퇴를 선언하는 등 파행 위기를 겪어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