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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장금> 한상궁-장금이 인터뷰
2003-11-17

“이영애는 스스로 빛나는 보석”

“영애는 밝게 빛나는 보석같아요. 원하든 원치않든 스스로 빛나죠.”

“마치 저의 친 올케언니 같아요. 한상궁이 떠난다는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만 같아요.” 12일 오후 쌀쌀한 기운이 몸을 파고 드는 경기도 양주시 <대장금> 세트장 한켠. NHK 등 30여명의 기자에 둘러싸인채 나란히 앉은 장금이 이영애(32)와 한상궁 양미경(42) 사이에는 을씨년스런 날씨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

<대장금>에서 장금의 후견인 한상궁으로, 엄하면서도 자애롭고 단아한 조선시대 여성캐릭터를 선보여 연기생활 20여년만에 절정기를 구가하는 양미경은 이영애의 ‘성숙’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애와 같은 드라마에 출연하기는 이번이 세번째입니다. 솔직히 그전까지는 가까이 가기가 쉽지가 않은 면이 있었는데 지금의 영애는 너무 너무 밝고 따뜻해졌습니다. 인간적 냄새가 솔솔나 대장금이 살아있는 느낌을 주는 것같아요.”

두 사람은 93년 이영애의 드라마 데뷔작인 에스비에스 <댁의 남편은 어떻습니까>에서 시누이-올케 로 묶여진 뒤 2000년 에스비에스 <불꽃>에서도 같은 사이로 이어졌다.

이영애는 “드라마 시작전 언니가 나온다고 해서 <대장금>이 잘되려나 보다 생각했다”면서 양미경에 대한 신뢰감을 표시했다. 얼핏 언론을 의식한 상대방 띄워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양미경은 “드라마속 두 사람의 관계는 사제지간인데 (드라마 돌입이후) 구태여 친하게 지내려고 했다면 오히려 배역 표현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소의 돈독한 관계가 장금-한상궁의 인간적 동류의식을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데 상당히 공헌한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것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식의 드라마에 식상한 측면도 있지만 두 여성 연기자의 유대가 극중 장금-한상궁 관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까닭도 있다.

<대장금> 대사량의 절반이상이 장금에게 몰려있어 한동안 하루 2~3시밖에 못자고 강행군을 했던 이영애는 “요즈음 조금 힘들다보니 몸상태가 외모로 나타나 감독님한테 선처를 부탁해 일주일에 하루이틀 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에프와 드라마에서의 ‘럭셔리 이미지’에서 탈피해 좌절을 모르는 명랑소녀쪽으로 연기변신을 보인 데 대해 “운좋게도 새 캐릭터를 구축한 것같다”고 말했다. 장금이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이 너무 작위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장금이가 <허준>이나 <상도>의 주인공처럼 완벽한 사람이 아니고 자기 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보니 그렇게도 보이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애초 17, 18부에서 라이벌 최상궁 집안의 음모로 죽기로 돼 있던 한상궁은 네티즌의 한상궁 살리기 운동 덕분에 23, 24부까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안죽으니까 미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극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예정대로 죽어야 하는데…. 그간 시청률없는 드라마를 많이 해왔는데 개인적으로 신기하고 고맙게 생각합니다. 네티즌의 반응을 보면서 피디와 작가분이 혼돈을 왔을 거예요. 하지만 소신 꺾지 마시고 뜨거운 여운을 남기는 쪽으로 극이 전개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