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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베니스

영화제 자치권 위협하는 정부정책에 이탈리아 영화계 크게 반발

“영화제를 내버려두라!” 이탈리아의 독립제작자협회(API)가 베니스영화제가 정치적 간섭으로 위협받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논쟁은 11월 초 한 지역언론이 ‘정부가 비엔날레 조직에 대한 중대조사에 착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뉴스를 흘리면서 불거져나왔다. 이 뉴스는 이탈리아 정부가 올해 12월을 기점으로 영화제를 기존의 비엔날레 산하가 아닌 다른 이들의 손에 넘길 예정이며, 이 강력한 새 조직은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고용하거나 해고할 수 있고, 올해로 2회째 집행위원장직을 수행한 모리츠 데 하델른이 재신임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비평가들은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이 영화제의 자치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고 이익의 막대한 충돌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불리카>는 “영화제는 더이상 비엔날레에 의해 관리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새로운 조직에 최소의 지분만 보장받게 될 거다. 대신 영화제는 이제 이탈리아영화를 제작·홍보하는 사람들의 손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런 보도가 흘러나오자 벌써부터 새로운 영화제 집행위원장 후보의 이름이 미디어에 언급되고 있다. 여기엔 베테랑 이탈리아 영화감독인 지안카를로 지아니니와 TV앵커맨이자 전 <미디어트레이드> 대표였던 마우리지오 코스탄조가 포함되어 있다.

API의 공식적인 성명서는 “비엔날레의 물갈이에 관한 잠정적인 논의는 이탈리아영화협회의 나약함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셈”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알베르토 바르베라, 파올로 바라타 등의 훌륭한 집행위원장들이 성과와 무관하게 정치적 이유로 파면됐던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정치적 간섭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일이며, 영화제 관리의 지속성을 위해 독립성과 능력에 근거하는 것이 정치적 우호관계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PI는 또한 “문화부 장관은 어떤 식의 정치적인 방해없이도 영화제가 잘 굴러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비엔날레 규칙의 재정비를 위해 이런 식의 위험한 제안이 승인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