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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레인댄스를 아시나요?

영국의 인디 영화제, 영국 뿐 아니라 남미, 아프리카 영화까지 소개하는 장 마련해

지금 런던 시내 피카딜리 서커스 주변에서는 성격이 다른 두개의 영화제가 나란히 진행 중이다. 런던국제영화제와 레인댄스영화제가 그것. 런던국제영화제가 영국, 프랑스영화들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세계 전역에서 나온 다양하고 흥미로운 영화들을 소개하는 게 주목적인 영화제라면, 레인댄스영화제는 그 이름에서 짐작하듯 미국의 선댄스영화제와 겨루려는 야심(?)을 지닌 인디영화 중심의 영화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는 레인댄스영화제가, 그뒤를 이어 런던국제영화제가 열렸었다. 그런데 올해 런던영화제가 2주 정도 앞당겨 시작하면서 두 영화제의 시기가 겹치게 된 것. 올해 런던국제영화제의 스폰서는 타임스 신문사고, 그런 이유에서인지 올해는 좀더 적극적으로 대중매체를 활용하면서, 대중적인 이미지로 런던 시민들에게 바짝 다가서려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영화제의 라디오 광고에서부터 시작해서, TV 뉴스나 영화 관련 오락프로그램 등에서도 영화제 이야기가 다루어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영국에서는 다소 이례적이다. 오프닝 필름도 제인 캠피온 감독에,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멕 라이언과 숀 펜이 주연하는 <인 더 컷>(In the Cut)으로 잡아, 각종 대중매체들의 관심을 증가시켰다.

여기에 비해 레인댄스영화제는 무엇보다도 인디펜던트 감독들과 그들의 영화들을 위한 시스템과 토대를 형성하면서 이들을 자극하고 연결하는 데 주력하는 영화제다. 10월24일에 시작해서 11월7일까지 두 주간 열리는 이 영화제의 슬로건은 ‘첫 영화를 만든 감독들에게 최고의 영화제’. 영화제 위원장의 부탁의 말은 “당신이 영화감독이건 영화 애호가이건 그저 호기심에서 왔건 여기 레인댄스에 와서 발견하고 발견되어라”라는 것이다.

올해로 열한 번째를 맞는 레인댄스영화제에서는 100편 정도의 인디영화들이 상영되며, 단편영화만 200편 정도가 상영된다. 영국의 인디영화들과 유럽의 라인업이 특히 강하지만 북미권과 남미권, 오스트레일리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디영화들까지 아우르고 있다. 그리고 상당수의 영화가 디지털영화들이며 다큐멘터리영화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영화제의 오프닝 필름도 선댄스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대상을 받은 다큐멘터리영화 <프리드만 일가 따라잡기>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영화들이 강세인 동아시아권 영화들의 경우 인디영화라고 보기 어려운 영화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마도 영국에는 다른 상영 경로가 없는 아시아권의 상업영화들을 소개하는 것이 인디펜던트 정신과 맞는다고 본 탓이 아닐지(!). 아시아영화로는 일본영화 나카다 히데오의 신작 <카오스>, 사부의 <드라이브>, 미이케 다카시의 <극도공포대극장 우두> 등과 홍콩영화 <무간도>, 한국영화 <폰>과 <와일드카드>가 초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