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 합천의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현장.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갑자기 강제규 감독이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촬영분을 끝낸 공형진이 바쁜 걸음으로 <동해물과 백두산이> 촬영현장인 동해로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옌볜의 <남남북녀> 촬영현장에서 만난 지 얼마 안 돼 다시 <태극기…>와 <동해물과…> 촬영현장에서 공형진을 만났다. 어느 때보다 바쁘고 힘들지만 <동해물과…>는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에서 첫번째 주연으로 자리매김 하는 작품이라서 그에게 더없이 소중하다고.
<동해물과 백두산이>는 술에 취해 실수로 동해 해수욕장까지 떠내려온 두 북한 병사가 북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남한에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코미디물이다. 정준호는 북한에서는 잘 나가는 엘리트 장교였으나 남한에 와서는 삼류로 전락하는 ‘최백두’를, 공형진은 남한에 와 오히려 더 우쭐되며 뺀들거리는 ‘림동해’ 역을 맡아 특유의 입담을 과시한다. 조선족으로 오인되기도 하고 오징어잡이로 위장하기도 하며 힘들게 남한 생활을 하는 이들의 소원은 하루빨리 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과연 이들이 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영화배우 정준호가 처음으로 제작자 겸 배우로 이 영화에 참여했다. 현장에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즉각 제작비를 투여할 수 있고 제작 시스템에 깊숙이 관여하므로 영화제작과 홍보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게 장점인 반면 식사 때 스탭들의 밥그릇 세는 게 단점이랄까? 영화 <동해물과 백두산이>(감독 안진우, 제공 주머니필름, 제작 영화사샘)는 12월 개봉예정이다. 충남 서천=사진·글 이혜정
♣ 8년 연기의 베테랑 아역배우 출신인 류현경은 <조폭마누라2: 돌아온 전설>에서 학교 ‘짱’인 불량 여고생으로 출연했으면 주연을 맡은 이 영화에서는 가출소녀 ‘한나라’ 역으로 출연 중이다.(왼쪽 사진)♣ 경찰을 피해 숨어다니는 백두(정준호)와 동해(공형진).(오른쪽 사진)
♣ 전작 <오버 더 레인보우>와는 너무도 다른 코믹영화를 선택한 안진우 감독.(왼쪽 사진)♣ 안진우 감독과 김윤수 촬영감독 등이 촬영할 장면을 가지고 상의 중이다.(오른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