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작 보케필름)으로 첫 영화를 촬영중인 신인감독 정성현(51) 씨는 다른 감독에 비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우선, 50대 초반에 첫 영화를 내놓는 '중고' 신인 감독이라는 것. 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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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의사 겸 영화감독 정성현
2003-10-27

50대에 첫 작품 선보이는 안과 전문의

"꿈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이제야 하는 것이죠."

20대 후반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 <풀리쉬 게임>(사진)(제작 보케필름)으로 첫 영화를 촬영중인 신인감독 정성현(51) 씨는 다른 감독에 비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우선, 50대 초반에 첫 영화를 내놓는 '중고' 신인 감독이라는 것. 또 한 가지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70학번으로 지금도 병원을 운영중인 안과 의사라는 사실이다.

<거짓말>의 김태연과 <와일드 카드>의 이동규가 출연하는 <풀리쉬 게임>은 회색톤의 삭막한 도시를 배경으로 살아가는 여섯 남녀의 '쿨'한 사랑을 그린 모던 멜로 영화. 지난 9월 말 촬영에 들어가 현재 60% 정도 진행됐다. "그동안 사랑에 대해 느꼈던 바를 젊은이들의 이야기로 그려보고 싶었다"는 것이 감독의 연출 의도.

정 감독은 70년대 초반 프랑스 문화원을 중심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단편영화를 제작했던 '불란서 문화원 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학시절 '영상연구회'라는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누벨바그나 아방가르드풍의 영화에 빠졌던 그는 동아리 내에서 팀을 이뤄 단편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지만 병원 개업을 앞두고 영화 감독의 꿈을 미뤘다. 다시 영화 연출을 준비한 것은 10년 전인 90년대 초반.

"단지 꿈이었던 건 아닙니다. 영화는 언젠가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어요. 전문의 자리가 잡혔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 다시 영화 연출을 준비했습니다."

이때부터 10년 간은 영화 공부를 다시 시작하고 작품화하고 싶던 자신의 얘기를 '숙성'시킨 기간. 그는 "이후 소개로 <스턴트맨> 등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임진평씨를 만나 의기투합했고 같이 시나리오를 다듬고 최영민 촬영감독 등 충무로 스태프와 배우들을 모았다"고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제작사 보케필름은 그가 직접 차린 영화사. 영화는 순제작비 5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소규모' 예산의 작품이다. 대부분의 제작비가 그동안 모아온 사재를 털어 마련됐다.

고3 수험생과 군대에 있는 아들까지 아버지의 변신에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말리기는 아내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때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에 고집을 부릴 수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는 조금 있었지만 별다른 어려움은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첫 영화 작업을 설명하는 그는 개봉 계획에 대해 "일단은 최선을 다해 작품을 만드는 것만이 머릿속에 들어 있을 뿐이지만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나 지방의 촬영 기간을 제외하고는 의정부에 있는 자신의 병원 업무도 병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영화 일을 병행할 계획인지 묻자 그는 "이번 한 편만 연출하면 그냥 한풀이가 될 뿐"이라며 "앞으로도 연출이나 시나리오 등 어떤 분야에서라도 영화 일을 함께 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원도 춘천에서 촬영이 진행중인 <풀리쉬 게임>은 다음달 말 히말라야 산맥의 촬영을 마치고 이르면 내년 봄께 관객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