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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킬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2003-10-20

"한국은 내가 좋아하는 나라다. 그래서 2편에 한국인 캐릭터를 출연시켰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40)이 5년만에 <킬빌>로 관객들을 찾는다. 전 동료들에게 무참히 공격당한 킬러의 복수극을 그린 영화 <킬빌>은 그동안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등 연출작과 시나리오를 쓴 <트루 로맨스> 등에서 종종 '오마주'로 등장했 던 동양 액션 영화에 대한 헌사가 들어 있는 작품. 영화 홍보차 일본을 방문한 타란티노 감독을 18일 오후 도쿄의 임페리얼 호텔에서 만났다.

"헬로, 감사합니다"라며 한국말로 인사를 건넨 감독은 "60~70년대 홍콩의 쇼 브라더스 작품들과 일본의 야쿠자, 사무라이 영화 등 동양의 다양한 액션영화와 마 카로니 웨스턴 무비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을 혼합했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킬빌>의 주인공은 <펄프 픽션>에서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여배우 우마 서먼. 감독은 기획 때부터 우마 서먼을 여주인공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출산한 우마 서먼을 위해 영화 제작을 2년여 동안 연기할 정도로 신뢰가 두터운 편.

그는 우마 서먼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설명이 쉽지는 않지만 둘 사이는 감독 과 배우로서 서로 좋아하는 관계"라며 "어떤 다른 감독보다 서먼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이는 그녀도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복수를 하거나 복수의 대상이 되는 주요 인물들은 한결같이 여성 캐릭터다.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를 묻자 "매력적이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미국과 달리 아시아의 액션 영화에서는 여성 캐릭터들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 고 이런 부분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여성들이 액션 영화에서 인기를 모아 10대 중반 의 젊은 여자애들이 자신의 역할 모델로 생각하며 자라기 바랍니다. 남자애들이 남성 액션 스타의 사진을 방안에 붙여놓는 것처럼 말입니다."

감독은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미녀삼총사> 등 다른 영화에 비하면 주인공들이 명예심이나 존경심 등 전투의 규칙을 지킨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미국 관객 중 40% 가 여성이라고 전했다.

<킬빌>은 감독이 드러내 놓고 밝히듯이 아시아 액션영화에 대한 헌사다. 영화의 첫 화면도 "후카사쿠 긴지 감독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는 자막으로 시작한다. 국내에는 <배틀로얄>로 알려진 긴지 감독은 70년대 야쿠자 영화의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난 1월 <배트로얄2>를 유작으로 세상을 떠났다.

"긴지 감독의 <흑장미의 저택>이 영화속 일본인 캐릭터인 오렌 이시이의 캐릭터를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타란티노는 "완성된 영화를 긴지 감독이 못보는 게 제일 안타깝다"고 말했다.

"<킬빌>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것은 <배틀로얄>입니다. 또 긴지 감독은 시놉시스 단계에서부터 상의를 했고 기술이나 미술 면에서 조언을 해 줬습니다. (일본에서 시사회를 갖는)이 자리에 그가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네요".

6개월 간격을 두고 두 편으로 나뉘어 개봉된다. 1편은 주요 배경이 일본인 만큼 일본 영화의 스타일이 많이 반영된 편이지만 홍콩영화의 액션신이나 서부영화의 스타일도 섞여 있다.

그는 "후반부 액션신이 사무라이 영화의 전투 장면과 일본의 '아니메', 쇼브라 더스 영화, 세르지오 레오네의 마카로니 웨스턴 등이 동전이 돌아가듯 균형을 이루며 섞여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이나 홍콩에 비해 한국의 액션영화나 한국인 캐릭터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는 정창화 감독의 <죽음의 다섯 손가락>(the five fingers of Dead)이 미국에서 개봉한 최초의 쿵후영화인 것은 알고 있는지 물으며 한국팬들에게 "2편에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하며 미국의 코리아 타운이 배경으로 나오니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70년대 흑인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활약했던 것처럼 홍콩의 골든 하베스트나 쇼브라더스에서 일하는 한국인 감독을 많이 봤습니다.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한국 작품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고요. '똑순이'라는 뜻이 한국의 강한 여성을 뜻 하는 말 맞죠?"

그는 일본 방문에 이어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던 것에 대해 "2편의 후반 작업이 진행중인 관계로 한국 방문이 힘들어졌지만 2편을 가지고 꼭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펄프 픽션>이 극장에서 상영된 최초의 나라인 만큼 뜻이 깊은 나라입니 다. 제가 얼마나 한국을 좋아하는지 팬들도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