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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들 반미감정 확산에 큰 역할
2003-10-13

북한 대신 미국을 `악마'로 묘사한 한국 영화들이 최근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으며 이런 영화들은 반미감정의 확산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을 우호적으로 묘사한 여러 영화들을 소개하면서 반공 이데올로기의 답습을 거부하는 영화 감독과 제작자들의 언급도 전했다.

신문은 이러한 유형의 영화 가운데 가장 큰 찬사를 받은 <공동경비구역 JSA >(사진)의 경우 한국 성인의 20%에 해당하는 600만명이 관람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전 정전협정 체결 50주년 기념일인 7월27일 TV를 통해 전국에 방영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비무장지대(DMZ)를 넘나들면서 형제애를 키워가는 남북한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감독 박찬욱씨는 "우리는 북한 사람들을 형제로 봐야 한다"면서 "내가 학교 다니던 시절의 반공 주제를 영화로 만들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에 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딸이 북한 경호원들을 따돌리고 록 콘서트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반면 미국인들은 콘서트 장을 파괴한다는 영화 <휘파람 공주>의 제작자 피터 리씨는 "미국인들을 나쁜 사람들로 변화시킨 것은 창조적인 발상의 전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으나 "나는 미국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타임스는 이밖에 <쉬리>, <이중간첩>, <남남북녀> 등 북한을 우호적으로 다룬 영화들이 계속 개봉돼 왔고 <공동경비구역 JSA > 감독의 다음 작품은 한국전 당시 미군이 양민들을 학살한 `노근리 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스는 한국의 기성세대들이 이런 영화들을 "순진하고 비현실적"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이들은 현재 한국인들의 (반미적인) 태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휘파람 공주>가 개봉된 지난해 12월 20대의 한국인 가운데 75%가 미국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는 여론조사와 지난봄 DMZ 근처 훈련훈련 때 한국 연락병들이 "우리는 북한 `형제들'에게 총을 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는 몇몇 미군 병사들 불평을 소개하기도 했다.

신문은 북한을 친근하게 표현한 영화들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반면 북한에 납치됐다 탈출한 원로 신상옥 감독이 추진중인 <흥남 철수> 소재의 영화는 제작자금도 모으지 못하고 있다고 신 감독의 말을 빌려 전했다. (뉴욕=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