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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한국영화 알린 일등공신
2003-10-08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공로상을 공동수상한 박병양(사진 왼쪽), 이봉우씨는 일본에 한국 영화를 알린 1, 2세대라 불릴 만한 사람들이다.

아시아영화사 대표 박씨는 1984년 〈바람불어 좋은 날〉을 시작으로 〈고래사냥〉 〈뽕〉 등을 일본에서 개봉하고 94년 ‘한국영화의 전모’ 96년 ‘한국영화의 발견 1946~1996’ 등 기획을 통해 수십편의 한국영화를 일본에 소개한 선구자다.

90년대 이후로는 주로 인도·이란 영화 소개에 힘을 쏟고 있는 박씨는 “당시만 해도 일본 지식인층이나 재일 동포들이 주요 관객이며 한국영화가 예술영화로 인식됐던 데 비해 이봉우씨가 〈쉬리〉를 배급하면서부터 관객층이 일본인들로 넓어졌다”고 말했다. 시네콰논 대표인 이씨는 〈쉬리〉〈공동경비구역 JSA〉 등을 잇따라 성공적으로 배급하고 김대중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 사카모토 준지 감독의 〈KT〉를 제작해 한국에도 잘 알려진 인물. 지난 주말 부산에서 만난 이들은 “앞으로 더 한국영화를 알리라는 격려로 이 상을 받겠다”면서도 “한국영화의 일본 시장 진출이 지금 같은 식이어선 안 된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다. “문제는 〈쉬리〉가 성공한 지 3년이 넘었는데 아직 일본에선 한국의 어떤 감독, 어떤 배우가 그렇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모든 영화가 작가주의여야 하는 건 아니지만, 영화의 생명이 길기 위해선 그런 작가들의 색을 갖춘 작품들이 필요하다.” 이씨는 조만간 〈살인의 추억〉과 〈오아시스〉를 일본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각각 재일동포 2, 3세인 이들은 영화 이야기에 덧붙여 “요즘 일본에서 북한 때리기 현상이 심각한데 이는 곧 한반도 전체에 대한 차별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경계인’의 어려움이 언뜻 내비쳐졌다. 부산/글·사진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