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인터뷰] 세디그 바르막 감독
2003-10-08

탈레반정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 최초의 영화 <오사마>를 만든 세디그 바르막 감독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의 영향과 도움을 받아 영화제작과 함께 어린이 교육운동을 벌이고 있는 그는 거의 모든 아프간 영화가 `여성'과 `전쟁'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외부에서 보는 아프간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세디그 바르막은 62년 아프간에서 태어나 모스크바대학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귀국, 활발한 활동을 벌였지만 탈레반 정권에 의해 모든 작품이 압류당했다. 탈레반정권 붕괴이후 현재 아프간영화협회를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있으며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이 설립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교육운동(ACEM)'의 운영책임을 맡고 있다.

그가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한 <오사마> 역시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종교적인 이유로 남장을 할 수밖에 없는 12세 소녀의 절망적인 이야기들 속에서 희망을 찾는다는 이야기다.

다음은 일문 일답.

아프간에서 영화를 제작하기 힘들지 않느냐.

아프간은 오랜 전쟁으로 폐허상태나 다름없다. 영화를 찍는데 필요한 사람이나 장비, 소품 등 모든 것을 공수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힘들다. 특히 무슬림이나 보수적인 시각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여자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고 여배우가 된다는 것은 어떤 면에서 자살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마리나(`오사마'의 여주인공)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어떤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었나.

지금까지 나온 모든 아프간 영화는 모두 `여자'나 `전쟁'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여자의 삶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전쟁역시 외부와의 차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외부에서 보는 아프가니스탄의 상황과 이미지에서 탈피하고자 노력했다.

이번에 출품된 영화가 탈레반 정권 이후 최초의 영화인데.

과거 아프간의 영화는 대중을 위한 영화가 제한돼 왔다. 왕의 생애 등을 다룬 뉴스필름이 주류를 이뤘고 92년부터 96년까지는 고작 2편의 영화만 만들어졌다. 이후 탈레반 정권은 인도영화의 영향으로 아프간영화가 모두 퇴폐적이라고 간주, 전면 금지시켰다. 탈레반은 영화뿐만아니라 음악, 미술 등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금지했다. 이때 많은 영화인들이 해외로 탈출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젊은 감독들이 주목받는 영화를 만들고 있다.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과의 인연은.

그는 존경받는 영화인일 뿐만 아니라 위대한 인간이다. 2000년 영화감독인 친구를 통해 소개받았고 지난해 아프간에서 다시 만나 영화에 대한 공통점을 확인하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는 탈레반 정권 5년간 폐허가 된 아프간에 대한 영화(칸다하르)를 만들어 세계에 알렸고 나 역시 그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의 아프간 영화는.

내가 도움을 받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 많은 젊고 재능있는 후배 감독들이 아프간의 문제를 다룬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아프간 영화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한 젊은 감독들을 관심있게 지켜봐 달라.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