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일본영화 전면 개방
문석 2003-09-23

충무로 “일본영화 위력 약세” 담담, <실락원> <오디션> 등 개봉 준비

내년 1월1일부터 일본영화가 전면 개방된다.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지난 9월16일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계획을 발표, 일본영화, 음반, 게임물의 전면 개방과 비디오, 애니메이션, 방송물의 개방 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영화제 수상작이 아니더라도 18세 이상 관람가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일본영화가 극장에서 개봉할 수 있게 됐으며, 일본 음반과 게임 또한 수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청소년들에게 영향력이 지대하다고 판단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파급효과가 전 국민에게 미치는’ 방송부문은 연말까지 각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개방범위를 조율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영화계의 반응은 의외로 조용하다. 최근 들어 일본영화가 국내에서 별반 대단한 반응을 얻지 못했던 탓에 파장이 그리 크지 않으라는 게 충무로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일본영화는 1998년 1차개방 이후, 99년 <러브레터>(사진)가 서울 70여만명을 동원하는 등 한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해가 갈수록 위세가 약해져왔다. 2000년 7.4%를 기록했던 일본영화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1.4%, 2002년 3.2%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또 이번 개방으로 비로소 개봉이 가능해진 영화는 ‘국제영화제에서 수상경력이 없는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의 영화’뿐으로, 그 범위는 크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18세 이상 관람가 영화’의 경우, 국내 극장 상영작에 한해서만 비디오 수입을 허용할 방침이어서 성인용 OVA(비디오 전용) 영화는 여전히 수입이 어려울 전망.

이번 개방을 반기는 쪽도 있다. 일본영화를 수입해놓고 개봉하지 못했던 영화사가 그들. 가장 먼저 움직이는 쪽은 <실락원>의 수입사 한아미디어다. 와타나베 준이치의 원작소설을 모리타 요시미쓰 감독이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일본에서 5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대박’영화다. 유진희 대표는 “수입한 지 하도 오래돼 이젠 김이 빠진 것 같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도 좋은 작품은 인정받지 않겠냐”고 은근한 기대를 표했다. 일본영화를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튜브엔터테인먼트도 서서히 몸을 풀고 있다. 이와이 순지 감독의 <스왈로 테일/버터플라이>와 <릴리 슈슈의 모든 것>,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표류가>, 사카모토 준지의 <얼굴> 등을 놓고 저울질하는 중이다. 김승범 대표는 “사실, 흥행이 잘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한 가지 기대는 개방이라는 이슈가 관객의 관심을 모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오디션> <데드 오어 얼라이브>나 유민이 주연했던 <신 설국> 등도 개봉을 서서히 준비하고 있다. 또 수준있는 로망포르노영화나 야쿠자 액션물처럼 섹스신이나 폭력의 수위가 높은 영화들 또한 일부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를 포함한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에 한해 개봉할 수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전면개방할 경우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탓에 부분개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