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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 조은령 감독의 유작 완성한 김명준 감독
2003-09-19

"<프론티어>는 우리 둘을 맺어준 은혜로운 영화입니다"

"저희 둘을 맺어준 작품입니다. 의미있는 작품이니 만큼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장국영(張國榮)이라는 스타가 팬들의 곁을 떠난 지난 4월 한국 영화계에는 또 하나의 별이 스러졌다. 1998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 단편 경쟁부문에 영화 <스케이트>를 진출시킨 조은령 감독이 어이없게도 목욕탕 실족으로 숨진 것.

한창 신혼생활을 즐기며 첫 장편 '프론티어'의 제작을 준비하던 고인이 세상에서 보낸 시간은 만으로 서른두 해였다.

18일 오후 고 조은령 감독의 추모영화제가 열리던 대학로는 비로 축축히 젖어 있었다. 유작과 추모영상물 상영을 비롯해 사진전, 추모식 등이 마련된 이날 행사는 영화제 외에도 고인의 유작 <프론티어>의 제작이 발표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고인의 뒤를 이어 영화를 완성할 사람은 <꽃섬>,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촬영 감독 출신인 남편 김명준(33) 씨. <프론티어>는 일본의 조총련계 조선학교를 통해 분단상황의 민족적 아픔을 따뜻한 인간애로 극복하려는 뜻에서 기획한 영화. 그에게는 아내를 만나게 해준 작품이자 신혼생활까지 1년 동안 같이 한 추억이다.

고인이 떠난 뒤 영화를 마저 완성할지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던 그가 연출을 결심한 것은 추모영화제에서 상영될 영상물 <하나를 위하여>의 촬영을 위해 일본을 방문하면서다.

"인터뷰를 위해 일본으로 건너갔다가 그곳 동포들이 고인에 대해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고 결국 <프론티어>를 완성하자고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에게 의미있는 작업이겠다는 생각도 마음을 움직이게 했죠."

추모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하이퍼텍 나다의 한쪽 벽에는 취재 도중 고인을 알게된 홋카이도 우리학교의 선생님들이 보낸 추모의 글이 붙어 있었다.

"되도록 많이 보여주고 싶은 소망이 있어요. 여러모로 의미있는 작업이니까요. 일단 잘 만들면 많은 사람들 모여들겠죠."

영화는 고인이 숨지기 전에 기독교영화제 조직위원회가 후원키로 한 2천만원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제작된다. 부족한 제작비는 고인의 추모사업회가 준비중인 여러 사업을 통해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달 말부터 연말까지 보충 취재를 한 다음 현지 아이들의 새학기가 시작되는 내년 봄에 촬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촬영 일정을 밝히는 김 감독은 영화의 내용이 될 현지 상황에 대한 설명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지난 해 9월 17일 북-일 수교교섭 이후 현지 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어요. 일본인들의 증오가 그곳 아이들에게 쏟아지는 것이죠. 치마 저고리가 찢기는 것도 다반사고요."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