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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들, 디지털 영화기술에 벼랑 끝
2003-09-03

이것저것 가리지않는 스턴트계에서 테리 리오너드(62)는 전설적인 존재다. 사람들은 아직도 그가 영화 <레이더스>(Raders of the Lost Ark)(사진)에서 해리슨 포드 대역으로 출연, 달리는 트럭 밑을 필사적으로 기어가고 마이클 더글러스의 <로맨싱 스톤>(Romancing the Stone)에서는 멕시코 두랑고 부근 높이 24m 폭포 아래로 자동차를 몰고 떨어지는 거의 죽음에 가까운 연기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존 웨인의 <열차강도>에서 말타기, <패스트&퓨리어스2>(2Fast 2Furious) 스턴트감독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수행했지만 애리조나대 풋볼선수였던 아들 맬러시(24)가 자신의 뒤를 따르기로 한 결정에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모든 스턴트 연기가 컴퓨터로 이뤄질 수 있는 시대가 온 듯 하다"고 말했다고 2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리오너드가 (산업혁명당시 실직을 우려, 기계파괴운동을 주도한) '러다이트'는 아니지만 디지털기술의 활용증대는 고비용과 위험부담없이 컴퓨터로 생사를 넘나드는 장면을 처리할 수 있어 영화업계에는 큰 이익이 되고 스턴트맨 자체가 자칫 사라질 불확실한 미래가 그들의 앞에 놓여있다고 보고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제작한 <터미네이터3:기계들의 반란>과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과거 스턴트맨이 했던 연기를 컴퓨터가 대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하면서 영화감도 겸 시나리오 작가 존 밀리어스를 인용, "그들이 맞다. 상당부문 그들은 희생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영화배우조합(SAG)과 미국내 남녀 대역전문배우 6천600명을 대표하는 스턴트맨협회 회원들은 어느 정도 스턴트맨들의 일이 디지털기술에 자리를 내줄 지 조차 모른 채 위험천만한 대역연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스튜디오 편집실안에서 충분히 조작이 가능한 디지널 스턴트연기의 등장으로 전설적인 리오너드 조차 최근 <패스트&퓨리어스2>에서 다리에서 떨어지는 차량돌진 장면을 컴퓨터로 처리했다.

리오너드는 "컴퓨터처리 영상은 영화업계에는 도움이 되지만 우리에게는 해가 된다"며 "마치 양날의 칼인 셈이다"고 말해 스턴트맨과 디지털 영화기술의 공존에 어려움이 많음을 토로했다.

<헐크>를 연출한 이안 감독 역시 디지털 효과를 제작에 활용,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 매직사(社)의 시각효과팀은 수개월동안 스턴트맨, 보디빌더, 전 프로풋볼(NFL), 이종격투기 선수까지 동원했지만 대역배우들은 가공의 괴물 헐크를 컴퓨터로 그려내기위해 모션캡처(motion-capture)복을 입은 채 고작 텅 빈 무대 주변을 돌아다니는 등 초라한 연기에 불과했다며 스탠트맨의 몰락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