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8년 | 95분감독 김응천출연 이승현, 이동진, 이옥미, 임예진(우정출연)EBS 8월24일(일) 밤11시
서수남, 하청일의 주제가와 산울림의 <아니 벌써>, 현이와 덕이의 테마음악이 흐르면서 얄개 이승현과 이동진 등 70년대 하이틴 스타들이 출연하는 김응천 감독의 <고교명랑교실>은 70년대 한국 영화계에 유행한 영화의 중요한 축이었던 ‘하이틴영화' 중 하나이다. 김응천 감독은 이런 ‘하이틴영화’의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1975년 김응천 감독은 임예진 주연의 <여고졸업반>을 대성공으로 이끌었고, 이후 수많은 하이틴 시리즈물들이 만들어진다. 1976년 조흔파의 소설 <얄개전>을 영화화한 석래명 감독, 이승현, 김정훈, 강주희 주연의 <고교얄개>와 그 이후 만들어진 수많은 얄개 시리즈, 고교(여고) 시리즈에 문여송 감독이 연출하고 임예진, 이덕화 콤비가 출연한 <진짜 진짜…>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낭만적인 고교 시절’을 그린 하이틴영화는 70년대 중·후반 전성기를 구가하며 수많은 청소년 아이돌 스타들을 만들어낸다.
<고교명랑교실>은 김응천 감독이 얄개 시리즈의 시나리오 작가인 윤삼육과 손잡고, 이승현이란 하이틴 스타를 주인공으로 만든 작품이다. 앞서 언급한 작품들에 비하면 내용적 완성도나 흥행성적은 다소 떨어지지만, 이 영화 역시 당시 하이틴영화들이 지닌 특징- 예를 들면, 장난꾸러기에 짓궂은 학생이면서도 공부도 잘하고 의리있으며, 게다가 여자친구도 있는 주인공, 나름의 낭만이나 여유를 즐기면서도 학생의 본분을 잃지 않고 일탈하지 않는 건강한 학생상 등- 을 모두 담고 있다. 낭만적이면서도 계몽적이기까지 했던 당시 하이틴영화의 특색은 이 작품에서도 곳곳에 보인다. 30대 후반 이상 세대들이라면 지금도 뚜렷이 기억할 추억 속의 장면들…. 학교 뒷산은 승현과 삼육의 대결과 갈등, 화해의 공간으로 등장하고, 남녀 학생들은 교복을 입고 빵집에서 만나고, 친구와 여자, 공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를 고민하며, 힘들어도 끝까지 자신과 싸워 이기는 것이 결국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가르치는 어른들… 이런 장면들과 함께 그 시절로 돌아가본다. 마지막 장면, 교복을 입은 학교 고적대가 연주하는 건전가요(?) <휘날리는 태극기>에 맞춰 개선하는 승현과 삼육의 모습과 함께 힘들고 괴로웠지만 꿈 많았던 그때를 잠깐 추억해 봄직하다.이승훈 /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