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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은 공포가 접수한다
문석 2003-08-11

지방에서 강세 보이는 <여고괴담3>, 블록버스터 제압

2003년은 호러영화의 해인가. 여름 시즌에 맞춰 개봉한 호러영화들이 계속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여고생 귀신들이 미래에서 돌아온 기계전사와 쭉쭉빵빵 미녀 탐험가를 제압했다. 8월1일 개봉한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은 주말 사흘 동안 전국에서 68만여명을 동원하며 8월 첫주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개봉 직전까지 예매 성적에서 2∼3위권을 맴돌았던 이 영화는 개봉과 동시에 무서운 현장 판매를 기록하며 관객몰이에 성공했다. 8월7일 전국 100만명을 돌파한 이 영화는 평일에도 서울 3만5천∼4만명, 전국 10만∼12만명 선을 극장에 불러들이며 흥행의 고삐를 한껏 당기고 있다.

<여고괴담3>는 주로 지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령대로 치면 10대층에 압도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방학 시즌에 개봉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 관계자는 “예매를 가장 많이 하는 연령층은 20∼30대인데, 예매율이 낮은데도 흥행이 잘된다는 건 관객 대다수가 예매를 즐기지 않는 10대라는 사실을 역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0대 여학생 관객이 ‘단체관람’ 수준으로 몰리고 있다는 게 제작사 씨네2000의 전언이다.

부가판권 판매없이 극장 흥행만으로 따져도 전국 100만명선이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는 이 영화의 성공으로 씨네2000은 오랜만에 환한 분위기를 맞고 있다. <여고괴담3>의 흥행을 보며 밝은 표정을 짓는 건 이들만이 아닐 것이다. 8월8일의 이나 14일의 <거울속으로> 등의 호러영화를 개봉할 영화사 관계자들도 올 여름 유난히 강한 공포바람에 고무받은 분위기다.

8월1일 개봉한 <툼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는 주말 동안 전국 46만여명을 동원했다. 평일에도 전국 7만∼8만명의 관객이 드는 가운데 8월7일까지 전국 관객 72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여고괴담3>에 10대 관객을 빼앗겼지만, 의외로 20대 초·중반 여성 관객의 반응이 뜨거워 비교적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7월25일 개봉한 <터미네이터3>는 200만명을 돌파했지만, 서서히 힘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한편, ‘잠재력 있는 복병’으로 주목받았던 <갈갈이 패밀리와 드라큐라>는 8월7일까지 20만 가까운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대다수가 어린이와 보호자로 구성된 관객층은 평일 1, 2회 객석을 매진시킬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1, 2회 이후 오후부터는 관객 수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점. 오후 시간대에 다른 영화로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과 전체 스크린 80개 중 서울에서 18개만을 확보했다는 것이 이 영화 흥행의 장애요소다.

한편, 8월8일 <나쁜녀석들2> <고양이의 보은> 등이 가세하면서 8월 둘쨋주 극장가는 여름 시즌 최대 격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이들 작품은 각각 남성관객, 호러영화팬, 어린이 및 애니메이션 마니아 등 단단한 지지 기반을 갖고 있어 기존 영화들과의 대충돌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8월14일 <바람난 가족> <거울속으로> <젠틀맨리그> <남남북녀> 등이 개봉하면 스크린을 확보하기 위한 배급사간의 경쟁은 극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갈수록 달아오르는 한여름의 열기만큼이나 여름 특수를 노리는 극장가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