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agazine > 스페셜 > 스페셜1
제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seoul 2003) [2]
김현정 2003-08-08

4. 반가워, 얘들아! - 전시

8월12일부터 코엑스 태평양홀은 시간을 거스르는 공간이 될 것이다. ‘스머프라는 상상의 나라’는 버섯 모양의 스머프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스머프 마을을 재현하는 전시회다. 자그마한 미니어처가 아니라 산책할 만한 공간이라는 것이 SICAF쪽의 예고. 딸기를 좋아하고 모두가 평등하며 단 한명도 비슷한 구석이 없었던 파란 스머프들을 추억하는 이벤트다. 스머프를 보고 자란 이들이라면 누구나 반길 또 하나의 옛친구는 아톰이다. 올해 탄생 40주년을 맞은 아톰은 데즈카 오사무가 만든, 일본 최초의 TV애니메이션 시리즈의 주인공. 동그란 눈과 원통형 팔다리, 독특한 머리모양이 귀엽지만, 자주 괴력을 발휘하며, 로봇이라는 아픔도 간직한 캐릭터다. 이 전시회와 함께 1963년과 82년, 2003년 버전 TV시리즈의 에피소드들이 상영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한 발자국 현재로 걸어나오면 <비천무>의 설리와 진하, <바람의 나라>의 연이와 무휼, 요정 핑크, <리니지>의 반왕과 데포로쥬 등을 만날 수 있다. <만화 속 인형의 집>이 그 전시회. 국내 만화 11작품 36명 인물을 신체가 자유롭게 움직이는 구체관절 인형으로 부활시켰다.

5. 단편애니메이션, 젊은 한국의 힘

<강아지똥> | 감독 권오성 / 30분 / 공식 경쟁부문 단편

<아이 러브 피크닉> | 감독 임아론 / 5분 / 공식 경쟁부문 단편

<인생> | 감독 김준기 / 9분50초 / 공식 경쟁부문 단편

<강아지 똥>

북극곰이 소풍을 나갔다. 이스터섬에선 올라가려고만 하면 바위가 굴러떨어지고, 무인도에선 바다가 자꾸 멀찌감치 달아난다. 후지산에 갔을 때는 우산을 펴면 비가 그치고 우산을 접으면 비가 온다. <아이 러브 피크닉>은 자신을 위한 이벤트를 꾸밀 때마다 머피의 법칙을 겪는 북극곰 이야기 일곱편 중 세편을 골라 묶은 3D애니메이션. 움찔거리면서 눈치를 보는 북극곰과 피해갈 수 없는 그의 비극적 결말이 상쾌한 웃음을 부른다. 감독 임아론은 ‘아시아의 떠오르는 별’ 부문에 초청된 의 감독이기도 하다.

제1회 SICAF에서 단편애니메이션 부문 대상을 탔던 김준기는 <인생>으로 SICAF와 의미심장한 재회를 했다. <인생>은 거슬리지 않는 원색, 풍부하고 정교한 표정, 묵묵한 인내의 태도를 통해 우화처럼 들리기도 하는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작품이다. 아기를 업은 아버지가 토템을 오르고 있다. 시간이 지나고, 아이는 청년이, 아버지는 노인이 된다. 시간은 언제나처럼 흐르지만, 토템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곳으로 향하는지, 왜 그곳으로 가야만 하는지 모르면서도 멈춰설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고 말하는 듯한 애니메이션.

권정생의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강아지똥>은 이미 인터넷과 TV를 통해 유명세를 탄 클레이메이션이다. 강아지가 길바닥에 누고 간 똥은 아무 데도 쓸모가 없는 자신의 처지를 슬퍼하지만, 민들레를 만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거름이 된다. 공들인 수작업을 통해 조그마한 눈과 손, 발그레한 얼굴빛만으로도 수심과 기쁨을 오가는 강아지똥 인형을 만들었고, 수십번 재촬영을 하면서 소박한 감정을 담아냈다.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아이 러브 피크닉>

<인생>

6. 그곳에 가고 싶다

<오늘이> | 감독 이성강 / 2003년 / 16분 / 아시아 단편 모음전

민화 속에서 길어올린 듯한 파도와 하늘과 나무. <오늘이>는 이성강 감독의 이름과 HD TV라는 형식이 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며 서정적인 이야기의 서문을 내려뜨린다. “계절의 향기와 바람이 시작되는 곳을 사람들은 원천강이라고 불렀다….” 그곳에서 여의주와 커다란 학 ‘야’와 살던 소녀는 어두운 밤 침입자들에게 난폭하게 납치당한다. 배가 난파되고 홀로 어딘지 모르는 섬에 떨어진 소녀. 소녀는 행복했던 원천강으로 돌아가기 위해, 40만권의 책을 읽은 소녀와 머리 위에 비구름을 달고 다니는 소년과 아무리 여의주를 모아도 승천하지 못하는 이무기를 차례차례 만난다. <오늘이>는 예쁘기만 했던 <마리이야기>와 달리 자유롭고 거침없는 애니메이션다. 커다란 흰 개와 마리처럼, 야와 소녀는 한쌍을 이루지만, 먼 곳을 떠돌아다니는 소녀를 쫓아가는 <오늘이>는 그림도 음악도 그 길을 따라 변해간다. 귀엽고 유머가 있다는 사실도 눈에 띄는 변화. 원일이 소녀의 방랑길에 함께 울리는 음악을 맡았다.

7. 날마다 날마다 신난다, 재미난다 - TV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추억의 TV만화 하나쯤 간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거장들의 예술보다 가까운 건 날마다 TV로 잡아끄는 재미있는 ‘만화영화’다. <뽀롱뽀롱 뽀로로>는 지금부터 10년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소년들 기억 속에 자리잡고 있을 만한 천진한 TV애니메이션 시리즈. 얼음나라 숲속 마을에 사는 펭귄 뽀로로, 북극곰 포비, 여우 에디, 비버 루피가 짤막한 소동을 엮어간다.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지만, 캐릭터가 사랑스러운 탓에 바쁜 시간 TV 방영을 놓쳤던 어른들도 좋아할 만하다. 프랑스에서 온 <럭키 루크 뉴 어드벤쳐>는 여러 번 만화와 영화, TV시리즈로 만들어진 만화책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자기 그림자보다도 빠르게 총을 쏘는” 보안관 루크가 애마와 애견과 함께 숙적 달튼 형제들을 상대하는 서부극. 이번에 상영되는 에피소드는 보스 노릇을 하던 달튼 형제의 어머니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다. <랠프, 신기록을 세우다>는 유리컵 높이 쌓기, 풍선 크게 불기 등 각종 분야에서 신기록을 달성하려는 생쥐 랠프가 좌절하고 성공하는 순간을 1분 길이로 담아낸 시리즈다. 역시 프랑스 애니메이션. 기록 달성에 실패할 때마다 씩씩거리는 랠프가 앙증맞다.

<랠프, 신기록을 세우다>

<럭키 루크 뉴 어드벤쳐>

▶ 제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seoul 2003) [1]

▶ 제7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seoul 200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