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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 열풍의 핵 이서진
2003-08-08

마치 차인표의 출현을 보는 듯하다. 1994년 문화방송 텔레비전의 〈사랑을 그대 품 안에〉에서 그랬던 것처럼 탤런트 이서진(30·사진)이 바야흐로 〈조선 여형사 다모〉 열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팬들의 반응만 보면 차인표도 맛보지 못한 스타 탄생의 과정을 이서진은 거치고 있다.

지난 6일 〈다모〉 인터넷 게시판에 올린 이서진의 글이 하루 만에 8만회가 넘는 조회건수를 기록하는가 하면 ‘이서진’이란 이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다음’의 종합 인기 검색어 1위로 뛰어올랐다.

‘다모 폐인’(식음을 전폐하고 폐인이 될 정도로 다모를 좋아한다는 뜻)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다모와 이서진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정체는 무엇일까 그것은 김래원이 〈옥탑방 고양이〉에서 보여줬던 도저히 미워할 수 없이 귀여운 남자도 아니고, 차인표 같은 백마 탄 왕자의 이미지와도 거리가 멀다. 서자 신분을 뛰어넘기 위해 무술을 연마한 끝에 한수 이북 제일의 무사가 된 집념과 강인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자기 집안에 관노로 들어온 채옥(하지원)을 향해 마음으로부터 한없이 따뜻함을 보여주는 황보윤 종사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그는 텔레비전 드라마에서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전혀 다른 남성상을 펼치는 데 성공한 듯싶다.

특히 채옥을 향해 감정을 감추듯 드러내는 그의 절제된 연기는 오히려 시청자들로부터 애절한 반응을 얻었다.

“어제 윤이 채옥에게 했던 말, ‘이렇게 마주보고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사랑한다는 고백보다 훨씬 다정하고 애절한 대사였소. 드라마를 보며 이렇게 가슴 설레어 보긴 정말 오랜만이오.”(정선영씨의 〈다모〉가 돋보이는 이유)

드라마 첫회에서 꽃잎이 흩날리는 매화나무 숲을 걸으면서 황보윤이 팔에 상처를 입은 채옥에게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고 던진 대사라든지, 4회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끝에 자신을 떠나려는 채옥을 끌어안으며 “가거라. 그러나 반드시 살아 돌아오너라”라는 대사들이 ‘다모 폐인’ 사이에서는 회자되고 있다. 그는 게시판 글에서 팬들의 열광적 관심에 이렇게 답했다.

“서자라는 신분으로 멸시받는 아픔을 가지고 살았지만 자신의 신분을 뛰어넘으면서부터 사랑하는 여자의 신분 때문에 괴로워하고, 자신을 멸시하던 양반들에게 충성해야 하는 윤을 보면 제 가슴 한 구석이 아파왔습니다. 윤이 아무리 채옥을 사랑해도 여러분이 다모를 사랑해주시는 마음에는 못 미칠 것 같습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