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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해지자! <마이 리틀 아이>
2003-07-28

불쾌함을 즐기라고? 난감하네‥

불쾌해지자! <마이 리틀 아이>가 내거는 일종의 미학이다. 영화 보는 동안 쌓이는 답답함과 궁금증, 권선징악에의 희구 같은 걸 풀어주기보다 갑절로 부풀려놓고 끝내버리는 영화들이 간혹 있다. 이 영화도 그런 악취미의 소산으로, 스너프필름(살인이나 성폭행 장면을 실제로 찍은 필름) 제작자들을 악당으로 설정해 놓고는 영화 자체가 하나의 스너프필름처럼 되기를 의도한다.

한 웹사이트가 독특한 이벤트를 벌인다. 곳곳에 카메라가 설치된 외딴 집에서, 모든 생활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걸 받아들이면서 6개월 동안 살면 1천만달러의 상금을 주겠다는 것. 20대의 남녀 5명이 참가한다. 5명중 한명이라도 도중하차하면 모두 탈락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게 또다른 조건. 외딴 집에서의 생활이 시작되고, 조금씩 기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한 여자의 침대 머리맡에서 피 묻은 망치가 발견되고, 참가자의 소지품이 사라지더니 마침내 한 명이 천장에 목매단 시체로 발견된다. 참가자들은 그제서야 이 사이트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레저렉션>의 마크 에반스 감독이 의도대로 관객을 불쾌하게 만드는 건 맞다.(맞고요.) 그런데 참가자들이, 1천만달러의 상금에 눈이 멀었다손 치더라도 미련해보일 만큼 의심을 덜 하고 대응이 더디다. 카메라가 심하게 흔들리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주의하시길. 제니퍼 스카이, 스티븐 오라일리, 로라 리건 출연. 25일 개봉. 임범 기자 isman@hani.co.kr, 사진제공 유아이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