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인권상황을 다루되 쉰들러리스트와 같은 감동적인 영화, 세계 어디에서도 통할 수 있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78년 납북됐다가 86년 3월 탈북한 뒤 현재 경기도 안양에서 `안양 신필름 인스티튜드'를 운영하고 있는 신상옥 감독은 20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인권을 소재로 해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신 감독은 "북한 인권상황을 다룬다고 해서 반공.반김정일을 부르짖거나 흑백논리를 내세우자는 게 아니다"라며 "내 구상은 쉰들러와 같은 영웅이 아니라 수난받는 북한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제작 배경과 관련, 그는 "내가 직접 겪어봤듯이 북한의 인권상황은 세계 최악"이라며 "세계의 양심이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싶고 그래서 영화개봉도 외국에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인권을 다룬 영화이기는 하더라도, 영화의 기본기능인 오락성과 예술성을 모두 갖춘 세계적 수준의 영화로 만들어 국제영화제에도 나가고 판매도 하려고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신 감독은 내년 4월께 제작에 들어갈 이 영화가 북한인권을 소재로 하는 만큼 다른 사람은 잘 알지도 못하고 정열도 없을 것으로 보여 직접 감독하고, 현실감 나는 영화를 위해 유명배우가 아니라 신인을 고를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신 감독은 "시나리오를 위해 두리하나선교회와 연계하에 탈북자들의 수기를 공모하고 있다"며 "현재 30편 이상이 들어왔는데 나의 탈출기보다 더 극적이고 감동적인 괜찮은 수기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신 감독은 연예인 지망 탈북자들을 자신이 운영하는 `안양신필름 인스티튜드'에 입학시켜 도움을 줄 계획이고, 이를 위해 두리하나선교회에서도 소정의 장학금 지급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