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코딱지 폭탄을 받아랏!
기대하시라, 기대하시라. 이번 주인공은 바로 로코코 제국의 근위대인 탱구와 울라숑이다. 그렇다. 2년 전 TV시리즈로 소개된 그 <탱구와 울라숑>이 극장판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TV시리즈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들이 어디 보통 위인인가. 이른바 히어로라고 할 수 있는 탱구로 말할 것 같으면, 잔머리 대왕이요, 다혈질에 단세포다. 돼지 로봇 울라숑은 또 어떤가. 돼지치기로 일하면서 10년 동안 모은 돈을 탱구 때문에 날리고 할 수 없이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린 불쌍한 처지. 이들은 투철한 의식과 실력이 아니라, 짝사랑 상대에게 잘 보이기 위해 혹은 자기 부품을 신형으로 교체하기 위한 불순한 이유로 근위대에 들어간다. 사연이야 어찌되었든, TV시리즈에서 악당 제국 다콘을 멋지게 무찌른 이들은 이번 극장판에서 또다시 시련을 맞게 될 것 같다. 이번에도 이들의 돌팔매 컨트롤과 부메랑 파워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인가?!
2004년 개봉을 목표로 진행 중인 극장판 <탱구와 울라숑>은 2D와 3D를 결합한 90분 영상으로 펼쳐진다. 주제가부터 내용까지 TV시리즈가 ‘코믹함’으로 장안의 화제가 된 만큼, 극장판에서도 코믹로봇액션을 표방한다. 내용상으로도 2년의 세월만 흘렀을 뿐, 등장인물과 배경은 TV시리즈와 같다. 대신 멋지게 업그레이드된 메커닉이 등장한다. TV시리즈에서 실력을 보여준 이종경 총감독을 비롯해 제작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들이 모였다. <영혼기병 라젠카>와 <아장닷컴>의 이병규, 진희연이 프로듀스, <레스톨 특수 구조대> <보리와 짜구> <탱구와 울라숑>(TV)의 이별남이 연출, <순풍 산부인과> <탱구와 울라숑>(TV)의 김의찬이 시나리오를 맡았다. TV 시리즈와 가장 변별되는 메커닉디자인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레스톨 특수구조대>에서 진가를 보여준 주영삼이다. 그룹 CAN에게서 기막힌 노래를 뽑아냈던 음악감독 방용석이 이번에는 또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기대된다.
<탱구와 울라숑>의 진미는 뭐니뭐니해도 ‘우당탕탕 엉망진창’ 코믹함이다. 원래 등장인물들이 티격태격하면서 재미를 준다지만, 이들의 모습에서는 대사, 행동 불문하고 그야말로 생생한 살냄새가 풍겨온다. 남에게 들킬세라 가족에게만 보이는 그 모습이 여과없이 나온다고 할까?
가만히 보면 전체적인 설정 자체가 만만치 않다. 왕정에 원로, 수비대에 근위대까지 등장하는 근엄한 로코코 왕국의 에너지원은 ‘돼지 똥’이다. 그래서인지 돼지가 유난히 친근하게 등장한다. 돼지 똥을 팔아서 먹고살다가 근위대에 들어간 울라숑은 석탄 같은 위력을 지닌 ‘코딱지 튕기기’로 경쟁력을 살렸다. 청승맞게 스카프를 매고 다니는 모모나 둥근 몸통 안에 갖가지 것들을 넣고 다니는 덩치의 매력이 슈슈나 엘리의 점잖은 개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활력을 준다.
TV판 <탱구와 울라숑>에서 가장 큰 매력은 제작진이 한마음으로 보여준 정열. 본제작 외에도 각종 일러스트를 통해 보여준 ‘코믹함을 향한 오롯한 열정’이 혀를 내두를 정도였음을 떠올리면 극장판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코믹만화 같은 연출은 물론이요, 영화 패러디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라고. 그건 그렇고 이번에는 탱구와 울라숑이 배우로 데뷔하게 된다니, 도대체 어떤 작품에 출연하게 될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똘망똘망 초롱초롱 눈동자, 삐죽머리 나는 탱구 탱! 탱! 탱!… 날 천재라고 불러줘… 탱구 탱구 탱구 탱! 탱! 구! 울라 울라 울라 울라숑♬.” 글을 쓰는 동안 TV 오프닝송이 환청처럼 들리더니 어느새 발장단을 맞추고 있다. 이게 바로 <탱구와 울라숑>의 무서운 점(http://www.ullashong.com ).김일림/ 애니메이션 칼럼니스트 illim@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