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국가인 이집트의 성적 금기가 허물어지나? 이집트에서 키스장면과 솔직한 성적 토론을 담은 자국영화가 큰 인기를 얻는가 하면, 베일이 아닌 수영복을 입은 여배우가 등장하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제작돼 방영될 예정이다.
하니 할리파 감독의 데뷔작 <사하르 알라얄리>(한밤의 외출)는 네쌍의 중상층 부부가 겪는 갈등과 그 해소과정을 대담하게 다룬 영화로 관객이 크게 몰리고 있다고 <BBC>가 보도했다. 남편에게서 성적 만족을 얻지 못하는 여성이 이혼을 원하거나 남편이 정부와 바람피우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싸움이 일어나는 등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최근 몇년 동안 이집트영화에서 섹스에 대한 어떤 언급이나 키스장면도 찾아볼 수 없었던 것에 비하면 대단한 변화다.
이집트의 영화평론가 올라 샤펠은 “이혼하려던 부인이 결심을 포기하고 또 다른 여성은 간통한 남편을 용서하는 등 결론이 보수적이기는 하지만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이집트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문제를 대담하게 다뤘다”고 말했다. 살림이라는 30대 남자 관객은 “내 세대의 문제에 대해 말하는 영화를 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집트는 많은 여성들이 여전히 베일을 쓰고 다닌다. 그러나 이집트판 <배이워치>를 준비 중인 텔레비전 프로듀서 요세프 맨수르는 수영복을 입고 연기할 배우를 캐스팅 중이다. 그는 “드라마에는 어떤 섹스장면도 없다. 다만 부드러운 키스와 사랑에 빠진 인물들이 등장할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