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러셀 크로식 <글래디에이터>는 가짜다!
지난 2월,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가 역사적 사실과 상당부분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핵심은 검투사의 사회적 지위와 삶. 여기서는 영화 속 검투사들과 실제 로마시대의 검투사들을 비교하면서 <글래디에이터>의 허구를 짚어보기로 한다.
영화 속 검투사들: 온전한 의식주 생활이 불가능했고 노예와 다름없이 천대받았다. 주심도 없는 무법천지 경기장에 내몰려 피에 굶주린 관중 앞에서 끔찍하게 죽어갔다.
실제 검투사들: 고도의 훈련을 거친, 일명 프로페셔널 파이터 클럽. 외부와 단절된 훈련캠프에서 들어가 최소 3년 이상 훈련받았다. 고품질 식단 및 당대 최고 유명의들이 담당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았고, 싸움에 유리한 건강과 근육질 몸매를 열심히 다졌다. 엄청난 비용은 스폰서가 지불했다. 싸움에서 이기면 상금의 일부를 자기 몫으로 챙겼다.
경기 주심은 무기와 보호장비 고르는 것조차 간섭했고 경기를 공정히 진행했다. 사람들의 베팅을 끌어내기 위해 검투 직전 자기 홍보를 했다. 덕분에 유명세도 높였다. 진정한 용맹과 명예심을 발휘, 경기를 관람한 관중에게 감동과 교훈을 전달했다. 이들에게 반한 일부 여성팬들은 훈련캠프장에 떼로 찾아가기도 했다. 부와 명예를 모두 소유한 검투사를 동경한 지원자도 많았다.
이같은 사실들을 밝혀낸 사람은 독일 뮌헨대학의 고고학자 클라우스 그로스슈미트다. 그는 터키에서 발견된 검투사의 잔해들을 오랫동안 조사하면서, 거의 2천년 전에 살았던 검투사의 뼈에서 당시 삶의 단서들을 찾아냈다.
09 피터팬과 웬디가 에로틱해진다고?
<피터팬> 성인버전이 제작 중이다. 감독은 <뮤리엘의 웨딩>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을 연출했던 호주 감독 P. J. 호건. 그는 피터팬과 웬디의 나이가 사춘기에 해당하는 열두세살임에 주목해, 에로틱 버전을 착상했다. 호건의 성인용 <피터팬>에 등장하는 피터팬은 에로틱한 장난꾸러기이며, 웬디는 성적으로 성숙해져가는 여성이다. 이 성인판의 컨셉은 ‘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 사춘기 남녀의 에로틱한 사랑’.
G등급(전체 관람가)의 R등급(미성년자 관람불가)화로 가장 흥분한 사람은 원작자 J. M. 배리의 자손 로라 더귀드. 그는 “우리 할아버지는 그런 성적인 부분이나 로맨스에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리의 생가를 관리하는 큐레이터 실리아 필립은, 원작에서 은근히 묘사된 두 주인공간의 성적 흥분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다뤄지지 않았을 뿐, 자세히 보면 안다.”
동화나라를 빠져나온 피터팬-웬디 커플의 에로틱 로맨스는 총 7천만달러짜리 프로젝트. 콜럼비아픽처스와 레볼루션스튜디오, 유니버설픽처스가 이들의 성적 성숙에 공동으로 합의했고, 개봉은 올 크리스마스다.
10 앤서니 홉킨스의 얼굴 마사지
“앤서니 홉킨스의 얼굴을 CG로 조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한 한니발 렉터 시리즈 3탄 <레드 드래곤>의 제작과 관련해 제작자들이 던진 말이다. 지난해 개봉했던 <레드 드레곤>은 <양들의 침묵>으로부터 10년을 거슬러올라간다. <양들의 침묵>의 개봉이 91년이었음을 감안하면 <레드 드래곤>을 위해 홉킨스가 깎아먹어야 할 세월은 정확히 20년. 그럼에도 디지털 기술에 의존하지 않겠다면 젊음을 되찾을 방법은 자연적인 노력뿐이다. “원래 앤서니 홉킨스는 몸관리나 식이요법에 있어 엄격했던 사람이다.” 공동제작자 마사 드 로렌티스가 말했다. “그 사람 요즘 젊은 육체를 만들기 위해 운동과 안면 맛사지를 병행하고 있다.”
할리우드 제작자들은 요즘 보톡스 주사를 남용하는 여배우들이 늘면서 표정연기가 점점 부자연스러워진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안면 맛사지를 받은 앤서니 홉킨스는 꽤 정직했던 셈. <레드 드레곤>의 홉킨스가 20년이나 젊어 보이지는 않았으나 노장배우의 열정만큼은 다시 봐도 높이 사줄 만하다.
기막힌 단신파일
흥행수익 42달러, 42억달러 절대 아님
지난해 8월, 홍콩에 <사이키델릭 캅>이라는 자국영화가 있었다. 자신의 분열된 자아를 발견하는 비밀경찰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단관 개봉 1주일 동안 표는 10장도 안 팔렸으며 42달러라는 기록적인 흥행수익을 남겼다.
슈퍼맨 문신이 있는 곳은?
NBA 선수 샤킬 오닐이 자기집 욕실바닥에 나뒹굴었다. 스파이더맨을 흉내내겠다고 욕실 벽을 기어올랐다가 손바닥에 끈끈이가 없어서 떨어졌다. 욕실바닥에 철버덕 붙어버린 오닐, 그의 알몸 어딘가에서 발견된 것은 슈퍼맨 문신이다.
우린 부끄럽지 않아요
발레소년 빌리 엘리어트가 영국과 세계를 감동시켰던 2000년. 그리고 2년뒤, 영국 왕립발레학교의 남학생 지원자 수가 여학생 지원자 수를 능가했다. 개교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발레하는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남학생들도 줄고 있다고 한다.
내 영화는 별 다섯개짜리
지난해 <오토 포커스>를 연출한 폴 슈레이더 감독. 그는 극장 개봉을 몇주 앞두고 인터넷사이트 www.Amazon.com에 직접 자기 영화리뷰를 올리고 별점 5개를 매겼다. 친절한 컨셉 설명과 아울러 “설교조도 훈계조도 아닌 영화”라는 멘트와 함께.
영화가 없어서
지난해 뉴질랜드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뉴질랜드영화제가 참가작 부족으로 취소되었다. 7편 이상이어야 개최할 수 있다는 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부산영화제, 부천영화제의 성황이 쉽게 얻어진 일은 아닌 듯.
스크린말고 갤러리로 보시오
프랑스영화 <포르노그래퍼>. 제목만큼 적나라한 섹스장면으로 지난해 영국 개봉 당시 11초가 잘려나갔다. 배급사와 영화사는 관객이 편집된 장면을 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 결국 이 장면들은 극장 갤러리에 스틸사진으로 전시됐다.
최악의 트로피를 받은 첫 남자
그해 최악의 영화를 선정하는 골든 래스베리 어워즈 2002. <프레디 갓 핑거드>로 작품상을 비롯, 5개 부문을 수상한 톰 그린은, 턱시도 차림에 고급 승용차까지 몰고 등장했다. 이로써 그는 래스베리 어워즈 사상 트로피를 받으러 온 최초의 인물이 됐다.
출연료를 몽땅 반납하라구요?
<해리 포터> 시리즈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에 엑스트라로 출연했던 학생들이 학교로부터 이상한 요구를 받았다. 출연료를 학교 기금에 반납하라는 것. 영국 로채버 고등학교장은 “수업 대체 활동으로부터 보수를 챙기는 건 옳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영화계의 황당한 사건파일 넘버 10 [1]
세계 영화계의 황당한 사건파일 넘버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