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 히긴스 트리오 <Dear Old Stockholm>에디 히긴스 쿼텟 <My Foolish Heart>
눅진하게 들러붙는 장마철 밤 공기를 위한 처방전. 1) 샤워를 하고 깨끗한 면옷으로 갈아입는다. 2) 서늘한 음악을 틀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눕는다. 이 글은 바로 그 서늘한 음악을 고르는 하나의 가이드이다.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주로 일본의 비너스 레이블에서 음반을 발매해온,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Dear Old Stockholm>과 에디 히긴스 쿼텟(리드 피아니스트인 에디 히긴스를 제외하면 나머지 멤버가 모두 다르다)의 <My Foolish Heart>가 강앤뮤직에서 발매되었다. 피아니스트이자 트리오와 쿼텟을 리드하는 에디 히긴스는 1932년생 할아버지로, 오래 71살이 되었다. 에디 히긴스는 50∼60년대의 런던에서 전성기를 보냈는데, 당시 ‘런던 하우스’에서 하우스 트리오를 10여년간 이끌던 그는 웨인 쇼터, 스탄게츠 등의 뮤지션과 함께 연주를 하기도 했다. 다운비트지는 그의 연주에 대해 “다른 버전들의 기본이 되는 궁극적인 재즈 텍스트를 들려준다”고 평했는데, 이 두 음반에서 그런 평가를 실감할 수 있다. 부드럽고 듣기 편한 로맨티시즘, 즉 ‘재즈’라고 할 때 떠오르는 고전적 품위를 자아내는 것.
우선 먼저 발매된 에디 히긴스 트리오의 <Dear Old Stockholm>은 일본의 비너스 레코드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서 스윙저널의 독자들을 상대로 ‘에디 히긴스의 연주로 듣고 싶은 곡 리퀘스트’로 선정된 25곡 중에서 14곡을 골라 녹음한 음반이다. 깃털처럼 가벼운 스윙감이 돋보이는 <You and the Night and the Music>과 시원한 보사노바풍의 <Again>은 에디 히긴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트랙. 리퀘스트에서 1위를 차지한 <Dear Old Stockholm>의 경우는 마일즈 데이비스의 연주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즐거운 놀라움을 안겨줄 것이다.
그에 비하면 에디 히긴스 쿼텟의 는 스콧 해밀턴의 테너 색소폰이 첨가됨으로써 한층 깊어진 사운드에 발랄함이 돋보인다. 스콧 해밀턴이 에디 히긴스보다 22살이나 젊어서인지, 아니면 트리오와 색소폰의 조합이 낳는 시너지인지 경쾌함이 돋보인다. 릴리언 부테의 교태스럽고 짓궂은 보컬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가 특히 돋보이는데, 색소폰과 피아노가 번갈아가며, 나중에는 바스가 메인이 되어 멜로디를 이어가는데, 그 경쾌함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역시 귀에 익은 스탠더드 곡인데, 어깨가 절로 들썩이는 스윙감/그루브가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느껴진다.
에디 히긴스는 스페셜리스트나 모험가라기보다는 제너럴리스트이다. 최근 발매된 두장의 앨범에서 잘 알려진 곡과 낯선 곡을 버무린 능란함은 오랜 세월 무대를 지킨 장인의 노련함 그것이다. 부담없는 쿨함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이다혜 ariad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