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초반 매표수익,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7%나 줄어
사상 최대의 흥행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견됐던 올 여름 미 극장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중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5월 첫주부터 6월 마지막 주까지 벌어들인 매표수익은 모두 18억달러로, 2002년 여름 시즌에 이은 역대 2위의 성적이다. 6월 말까지의 전체 성적도 41억달러로, 2002년의 44억달러에 비해 7%나 줄어들었다. 이에 <USA 투데이>는 “2002년 여름, 아마도 불가능한 꿈”이라는 제목으로, 지난해와 올해의 여름 흥행을 비교 진단한 기사를 실었다.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히트작은 많지만, ‘초대박’영화가 없었다는 게 지난해에 뒤처진 결정적인 이유다. 여름 시즌의 절반을 넘어선 시점까지 2억달러 고지를 넘어선 영화는 <매트릭스2 리로디드> <니모를 찾아서> <브루스 올마이티> <엑스맨2> 모두 4편으로, 양으로 치면 그 어느 해보다도 많다. 그러나 이들 중 3억달러를 넘어선 작품이 아직 한편도 없다는 것이 문제. 지난해 이맘때는 2억달러를 넘긴 영화가 단 두편에 불과했지만, 크게 벌어들였다는 사실이 대조를 이룬다. 지난해 6월 마지막 주까지 <스파이더 맨>이 3억9590만달러(최종 4억370만),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이 2억8630만달러(최종 3억1040만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의 경우 <스파이더 맨>이 5월 초라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개봉됐던 점도 상반기 흥행을 끌어올린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남은 여름 시즌을 기다리는 작품들은 <금발이 너무해2> <터미네이터3>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 <나쁜 녀석들2> <아메리칸 웨딩> <툼레이더2> 등으로, 2002년 여름 성적을 넘어서기엔 다소 미진해 보이는 라인업이다. 할리우드 내부에선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자위하는 분위기. “역대 2위라는 건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는 증거다”라는 게 한 박스오피스 전문가의 전언이다. 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