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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반지’는 CJ로‥배급업계 지각변동
2003-07-04

‘절대반지’가 CJ엔터테인먼트에 또다른 날개를 달아주며 영화 배급업계의 판도 변화까지 불러올 전망이다. <반지의 제왕> 1편과 2편을 수입했던 태원 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태원의 수입영화를 ‘독점적’으로 배급해오던 시네마서비스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반지…> 3편과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 등 모두 7개의 작품 배급을 CJ엔터테인먼트에 맡겼다고 최근 밝혔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1편이 전국 390만명, 2편이 전국 500만명을 동원하며 극장부금만 각각 120억원, 160억원에 달했던 누구나 인정하는 대박작품이다. 올해 말 개봉예정인 3편은 시리즈의 최종편인 까닭에 더욱 많은 관심을 모아왔다. CJ는 이 작품과 주윤파 주연의 <불릿프루프 몽크>를 포함해 2~3편을 올 하반기에 우선 개봉하는 한편 태원에 ‘선수금’명목으로 80억원을 대여하기로 했다.

태원이 수입하고 시네마서비스가 투자·배급하기로 한 미개봉작은 모두 32편. 태원은 외화 배급관계를 정리하며 이미 시네마서비스에 40여억원을 건네줬고 CJ로부터 들어올 80억원을 시네마서비스에 지급할 예정이다. 시네마서비스로선 12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이를 두고 영화계에선 시네마서비스의 현금유동성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안 그래도 올 상반기 <동갑내기 과외하기>와 <살인의 추억>으로 질주한 CJ가 독주체제를 굳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네마서비스의 유석동 이사는 “자금 흐름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시네마서비스 라인업에서 외화는 여름과 겨울 시즌 대박영화 2편 정도가 중요할 뿐, 패키지로 딸려오는 작은 외화들은 오히려 다른 작품의 배급라인에 걸림돌이 되어왔다”고 말했다. 정태원 태원 엔터테인먼트 사장도 “한국영화 위주로 라인업을 짜는 시네마서비스에서 더이상 우리의 지속적인 외화를 배급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라며 “강우석 감독과는 예전보다 더 자주 전화하는 등 관계가 더 좋아졌다”고 전했다.

CJ는 올해 들어 튜브 엔터테인먼트에 채권전환을 해주고 싸이더스에 기획개발비를 지급하는 등 영화계에서 중장기 파트너 만들기에 열의를 보여왔다. 최평호 상무는 “우리의 관심은 독점이 아니라 영화시장 전체 파이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라며 “마케팅이나 배급전략에서 상대적으로 앞선 노하우로 업계를 리드하며 함께 커나가는 게 목적”이라 말했다.

적어도 상반기 좋은 성적을 보인 CJ로선 올해의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또 이를 계기로 배급을 둘러싼 새로운 짝짓기도 이어질 예정이다. 태원은 외화 7편을 CJ에, 브라이언 드 팔마의 <팜므파탈> 등 2편을 폭스에, 2편을 시네마서비스에 배급대행을 맡기고 한국영화 2편을 쇼박스와 진행하기로 했다. 거꾸로 외화배급에 숨통이 트인 시네마서비스도 다른 수입사의 외화들을 배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