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국산 애니메이션의 최고 기대작 <원더풀 데이즈>가 언론시사회를 통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총제작기간 7년, 100억이 넘는 초대형블록버스터급 제작비, 프랑스에 50만달러 사전 배급계약 등 <원더풀 데이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침체된 국산 애니메이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기대작으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왔다.
<원더풀 데이즈>는 2142년 오염된 미래의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세 젊은이(수하,제이,시몬)들의 이야기를 담은 SF 액션 판타지물. 오염물질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 도시 에코반에 침입자가 발생하고, 에코반 순찰대원 제이는 그가 자신의 첫사랑인 수하임을 알게된다. 오염된 잿빛하늘이 아닌 파란 하늘을 꼭 보여주겠다던 첫사랑을 적으로 만난 제이는 혼란에 휩싸이고, 제이를 사랑하는 경비대장 시몬은 그를 제거하려고 한다.
<원더풀 데이즈>의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스토리가 아닌 눈부신 기술적 성과들이다. 섬세한 표정연기를 위해 캐릭터들은 2D로, 속도감과 입체감을 살리기위해 메카닉 및 배경일부는 3D, 주요 배경과 건물들은 미니어처로 제작, 촬영, 합성하여 실상영화에 버금가는 사실감과 깊이감을 부여했다. 자칭 멀티메이션(Multi Layered Animation)이라고 명명한 이 기법은 전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다.
하지만, 국산 애니메이션의 고질적인 딜레마로 일컫어지는 스토리와 캐릭터 문제는 또다시 논쟁의 중심에 설 듯. 최근작 <마리 이야기>에 보여졌듯 철저히 과학적인 고증을 거친 배경설정과 사실감 넘치는 기술적 구현과는 대조적으로 스토리전개상 상황적 논리와 설득력이 부족하고 몰개성해 보이는 캐릭터는 영화속 흡입력을 잃었다. 이같이 상투적인 주인공들의 삼각관계와 새롭지 않은 캐릭터에 관객들이 애정어린 시선으로 이 작품의 기술적 성과에 박수를 보낼지, 내용적 아쉬움에 실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7회 부천국제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선정된 <원더풀 데이즈>(김문생 감독/틴하우스 제작/AURA 엔터테인먼트 배급)는 오는 7월 17일 국내 개봉예정이다.
인터넷 컨텐츠팀 cine21@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