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ㆍ배급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는 올해 유난히 많은 할리우드 속편영화 중에서도 유독 관심을 모으는 기대작. 한국 개봉을 앞두고 발송된 공문에는 기자시사회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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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삼총사> 리뷰 불가 유감
2003-06-26

영화 사전노출 우려한 할리우드의 강박증

"본사 방침에 따라 개봉일 이전에 리뷰기사가 나가는 것은 절대 불가하게 됐습니다."

27일 개봉하는 할리우드영화 <미녀 삼총사-맥시멈 스피드>(수입ㆍ배급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는 올해 유난히 많은 할리우드 속편영화 중에서도 유독 관심을 모으는 기대작. 한국 개봉을 앞두고 발송된 공문에는 기자시사회는 있되 리뷰는 불가능하다는 홍보사의 공지가 포함돼 있었다.

할리우드 영화의 시사회장 앞에서 검색대를 세워놓고 카메라나 비디오 장비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사하는 것은 이미 오래된 일. 하지만, 영화 홍보를 위해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리뷰 기사를 제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녀삼총사>가 사상 초유의 '개봉전 리뷰 불가' 영화가 된 것에 대해 수입사 '콜롬비아 픽쳐스 코리아' 측 설명은 본사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e-메일을 통해 내려온 방침이며 이를 따를 수 밖에 없다는 것.

콜롬비아 픽쳐스 코리아의 신동혁 과장은 "개봉을 2주일여 앞두고 본사에서 이같은 요구가 내려와 당황스러웠다"며 "리뷰 제한은 동시 개봉하는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유례 없는 '리뷰 제한'은 본류시장인 미국 외에 영화 내용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할리우드 영화사의 최근 추세와 다르지 않다. 지난달 말 개봉된 <매트릭스-리로디드>의 경우 개봉 전에는 공동 프로모션에서도 일부 장면을 제외하고는 공개되지 않았고 <해리포터>의 경우 인터넷 사이트나 신문 지면에 나가는 동영상 혹은 사진은 작가 '조앤 K 롤링'의 이름이 들어 있는 마크를 포함하는 조건으로 공개됐다.

보통 시사회 일정을 늦게 잡는 경우는 영화에 자신이 없을 때. 그는 "<미녀 삼총사>의 경우는 될 수 있으면 노출시키고 싶을 정도로 전편보다 흥행성이 좋지만 본사의 지시여서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직배사의 말이 지켜진다면 수요일이 발행일인 영화주간지와 월간지에서는 프리뷰 정도의 영화 소개밖에 할 수 없게 된다. 심하게 얘기하면 영화 소개를 만날 독자들의 권리가 제한되는 셈이다.

영화의 사전 노출에 대한 할리우드의 강박증은 최근들어 심해지는 추세다. 한 직배영화 관계자는 "본사에서 시사회에 참석하는 기자들에게 특정일까지 리뷰기사를 내보내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으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개봉을 앞둔 한 할리우드 대작의 수입사 마케팅 담당자는 이에 대한 원인을 한국과 미국간의 문화적 차이로 봤다. 보여질수록 보고 싶어하는 한국인들과 많이 보고 나면 더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 사이에 문화적 거리가 있다는 것.

하지만, 이런 문제는 직배사나 미국 본사의 한국 영화팬들에 대한 배려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 지사마저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본사 지침에 국내 영화팬들은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이나 언론의 평가를 사전에 들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 필자의 생각이 배제된 프리뷰 기사 혹은 이벤트 기사만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밖에 없는 국내 언론은 영화 홍보의 도구가 돼버린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