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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 웨슬리 스나입스
2003-06-26

한국인과 결혼한 후 이달 중순 한국을 방문한 웨슬리 스나입스(41)가 25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내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 언론과 만났다. 지난 3월 한국인 유학생 니키 박(30ㆍ한국명 박나경) 씨와 혼인신고를 해 화제가 됐던 웨슬리 스나입스는 지난 14일 자가용 비행기편으로 한국에 도착해 먼저 와 있던 부인과 아들(3), 딸(2), 처가식구 등과 재회했다.

웨슬리 스나입스는 <블레이드 1, 2>, <데몰리션 맨>, <언디스퓨티드> 등 액션 영화에 출연했으며 <원 나잇 스탠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부인 박씨는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의 박철 전 PD의 딸로, 두 사람은 박씨가 미국유학중이던 1997년에 처음 만났다.

흰색 티셔츠와 하늘색 정장을 입은 그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하며 회견장에 나타나 시종 웃는 표정으로 농담을 섞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스나입스는 "한국에 아무리 사스가 퍼진다고 해도 가족이 있는 한 왔을 것"이라며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말을 들려달라는 요청에 "아이들에게 쓰는 말"이라며 "무릎 꿇어"라고 한국말을 구사했다. 한국 음식에 대해서는 "뭐든지 넣어 먹을 수 있는 깻잎이 좋다"고 말하는 등 한국 문화에 익숙함을 나타냈다.

부인 박씨에 대해서는 "큐피트의 화살과 하느님의 은총으로 만났다. 지혜와 지식을 동시에 갖춘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고, "부인과 호텔에서 있었던 시간이 제일 좋았다"고 밝히는 등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식 혼례를 치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외국에서는 이미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한 섬의 환상적인 성에서 결혼식을 올렸다"며 "조만간 한국식으로 혼례를 치를 계획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남은 방한일정에 대해서는 "절대 말해줄 수 없다"며 곤란해 했지만 "앞으로 자주 한국을 들를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나입스 내외는 25일 밤 서울 정동 팝콘하우스에서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웨슬리 스나입스의 일문 일답.

한국에 온 이유와 소감은.

▲한국 사람과 결혼했으니 처가를 방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서 왔다. 언론의 과다한 관심이 부담스럽지만 이미 미국에서부터 많은 한국 사람들을 알고 지냈기 때문에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갖는다.

부인과 어떻게 만났나.

▲큐피트의 화살과 하느님의 은총으로 만났다.(웃음) 만남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밝히지 않겠다. 단, 내가 영화 스타였다는 것이 부인의 관심을 끄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다. 젊지만 지혜와 지식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아프리카 혹은 미국에 있는 흑인들과 한국이 문화와 역사적으로 공통점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운영하는 영화사(아멘 라 필름)에 한국인 직원들이 많고 그중에는 어머니가 한국 식당을 하는 사람도 있다. 갈비찜이나 불고기, 깻잎 등의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

제주도를 비롯해 한국에서 가장 좋았던 장소는 어딘가.

▲부인, 아이들과 같이 있었던 호텔 방이 가장 좋았다. 영화를 본 적은 있지만 쇼핑을 한 적은 아직 없다.

처가 식구들과의 생활은 어땠나.

▲처음 내 얘기를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마음을 열어준 장인, 장모에게 고맙다고 생각한다. 장모로부터 건강식품(우황청심원)을 선물받은 추억이 있다.

한국 영화의 제작에 참여할 계획은 없나. 혹시 한국 배우를 미국 연예계에 소개할 예정은.

▲한국의 대중문화는 세계로 넓게 열려 나가고 있다. 두 나라의 문화가 교류되도록 다리역할을 해보고 싶다. 배우들을 비롯해 연예산업 전반의 교류에 도움이 되고 싶다.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본 적 있나.

▲영화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을 본 적 있고 TV에서는 '태조왕건'을 봤다. 이밖에도 아리랑 TV나 KBS 등을 통해 드라마를 본 적 있다. 주로 듣는 대사가 '휴(한숨)'였던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 기억나지 않지만 버라이어티 쇼의 한 코미디언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코미디언과 같이 일해본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