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6년 영국 월드컵 출전을 다룬 영화가 제9회 LA영화제에 출품돼 일반 관객을 상대로 두차례 상영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그들의 인생 경기>(The Game of their Lives)란 제목의 이 영화는 아시아 국가로는 월드컵 8강에 첫 진출한 북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것으로 12일과 14일(현지시간) 상영됐다고 미국의 북한관련 인터넷 매체인 '민족통신'이 밝혔다.
이 영화는 당시 월드컵 경기에 참가했던 11명의 선수 가운데 생존해 있는 7명 선수들의 일상 생활을 비롯해 6.25전쟁 당시 폐허가 된 북한 지역의 모습, 남북분단의 역사적 배경, 북한의 예술 등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영국인 감독 다니얼 고든씨는 영화 상영후 가진 관객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지도자(김일성 주석)의 동상을 촬영할 때 몇가지 주의 사항을 들은 것 빼고는 영화제작과 관련해 북한당국으로 부터 어떤 간섭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의 성격과 관련해 '내전'이라는 제작팀의 의견에 대해 북측은 '미국이 주도한 전쟁'이라고 고집했으나 결국 제작팀의 의견을 수용했다"며 "북한당국은 우리가 무엇을 촬영했는지 보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방인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에서 영화를 제작한 고든 감독은 현재 북한의 대집단체조(Mass Game)를 소재로 한 두번째 다큐멘터리 영화를 기획하고 있으며 올 2월과 4월에 이어 오는 7월과 9월 방북할 계획이라고 민족통신은 전했다.
고든 감독은 "이 영화는 축구를 통해 문화의 장벽을 뛰어 넘으려는 취지로 기획됐다"며 "북-미 관계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