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카드사들이 극장가에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카드사들은 관객에게 제공해온 영화요금 할인서비스로 인해 발생한 비용의 부담이 너무 크다며 극장쪽에 비용부담 비율을 재조정하자는 입장을 전달한 상태다. 현재 극장쪽이 부담하는 비용은 할인금액 기준 최대 5%. 카드사들은 최대 50%까지 극장이 부담해야 한다는 상향 조정안을 들이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면서도 “서로 이견을 절충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카드사와 극장간의 줄다리기 결과를 주시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국내 배급사와 제작사들. 카드사와 극장이 극단적으로 서비스를 없애지는 않을 것이므로, 그 부담이 영화사들에 떠넘겨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례로 한국영화의 경우 극장요금 7천원 중 문예진흥기금 427원을 제외한 금액을 극장과 영화사가 반씩 나눠갖는데, 정산시 극장쪽이 부담해야 하는 할인액까지 제한 뒤에 분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라면 몰라도 중소 배급사라면 이 경우 극장쪽의 처사에 따를 수밖에 없다. 시네마서비스의 유석동 배급이사는 “카드사들의 과열경쟁이 빚은 상황을 영화사들이 책임질 이유는 없다”면서 “혹시 극장쪽이 이를 부율과 연동시켜 해결하려 한다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할인서비스의 경우 카드사가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제안한 것임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