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탭처우개선운동 첫 결실, 연출부나 제작부 경험자 대상으로 7월부터
스탭인력을 전문가로 길러낼 새로운 길이 열린다. 7월21일부터 실시될 영화인 재교육 사업이 그것이다. 도제시스템이 무너진 상황에서 현장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할 유력한 방안으로 마련된 이 사업은 한국영화 조감독협회와 한국영화 제작부협회 준비위원회가 주관하며 한국영화아카데미가 주최한다. 6월25일부터 7월5일까지 수강생을 모집하며 자격요건은 장편극영화의 연출부나 제작부로 참여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 한한다. 애초 연출부, 제작부 경험이 전혀 없는 신입과정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주최쪽의 준비가 미흡해 일단 경력자의 재교육에 힘을 쏟기로 했다. 강의는 7월21일부터 8월29일까지 6주간이며, 1주에 4회씩 24차례 진행될 예정(자세한 내용은 영화진흥위원회(www.kofic.or.kr)와 조감독협회(www.adunion.co.kr) 홈페이지 참조).
영화인 재교육 사업은 2년 전 비둘기둥지를 중심으로 시작된 스탭처우개선운동의 결과물. 스탭에 대한 대우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조수급 스탭 또한 전문가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연출부를 예로 들면 과거엔 막내에서 조감독까지 최소한 5작품 이상 하면서 경험을 쌓을 기회가 있었지만 최근엔 3작품 이상 경험이 있는 조감독이 드문 상황이다. 영화인 재교육 사업은 경험이 부족한 스탭에 개런티를 많이 줄 수 없다는 영화사의 입장에 대해 스탭 스스로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응답하는 셈이다. 사업을 주관하는 쪽이 조감독협회와 제작부협회 준비위인 것도 그래서다.
이 사업을 준비한 제작환경개선위원회의 안영진씨는 “조수협회에서 전문성을 담보하고 일정한 과정을 거친 인력에 대해서는 합당한 대우를 받도록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강의 내용이 다른 교육기관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각 협회와 영화아카데미가 함께 만든 커리큘럼을 보면 ‘현장성을 강화시킨다’는 주최쪽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연출부의 경우는 각종 분석표 작성요령을 비롯해 헌팅과 캐스팅의 데이터 관리, 시나리오 분석 등이 교육내용에 들어 있으며 제작부는 예산안과 제작일정 수립, 각종 계약과 법률 등이 포함된다. 촬영, 조명, 특수효과 등 각 분야에 대한 강의는 연출부, 제작부 공히 듣게 될 과목. 짧은 시간에 영화제작의 전반적 과정을 습득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두달 진행되는 이같은 교육으로 갑자기 전문가가 양산될 것이라 기대하긴 힘들다. 일부에서 재교육 사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주최쪽도 이런 점을 알고 있기에 단기적 효과보다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편이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도로 정착되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또한 영화인 재교육 사업을 통해 각 협회가 활기를 찾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직종의 특성상 모임을 갖기 어려운 연출부, 제작부, 촬영부, 조명부 등 스탭들이 재교육 사업을 중심으로 힘을 모을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 주최쪽은 앞으로 촬영, 조명쪽도 각 협회가 주관해 재교육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