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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뒤쫓아라‥뮤지컬 인기 상종가
2003-06-03

혹시 좋은 뮤지컬이 될 만한 시나리오를 지녔다면 지금이 할리우드에 입성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다. <물랑루즈>와 <시카고>의 성공으로 뮤지컬영화의 흥행성이 확인되면서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뮤지컬 시나리오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올해 23세의 존 추(Jon Chu)는 이같은 뮤지컬붐에 힘입어 일거에‘할리우드의 분더킨트’로 떠오른 행운아. 최근 영화명문학교인 남가주대(USC) 영화제작과를 졸업한 추는 콜럼비아 스튜디오와 세 편의 대작 감독직 계약을 맺었다. 재학중 만든 단편 뮤지컬이 스튜디오 관계자들의 눈에 띄었고, 장편 뮤지컬 시나리오를 써놓은 게 있느냐는 질문에 “예스”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교내에서 일찍부터 재능을 인정받았지만 요즘처럼 할리우드 입성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상황에 단번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할리우드의 시류와 딱 맞아떨어진 운도 크게 작용했다.

대만 이민 2세로 캘리포니아 팔로 알토스 토박이인 추는 졸업하자마자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는 행운을 잡았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최대 에이전시의 하나인 윌리엄 모리스 에이전시와의 계약은 모든 영화감독 지망생들의 꿈. 추는 이 에이전시를 통해 콜럼비아 영화사와 대작 뮤지컬 <바이, 바이, 버디> (Bye, Bye, Birdie)의 감독직 계약을 맺었다. 게다가 매일같이 다른 영화사로부터도 거래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를 일약 할리우드의 신동으로 떠오르게 한 작품은 USC 재학 중에 만든 17분짜리 단편 <아이들이 집에 없을 때> (원제 When the Kids Are Away). 50명의 오케스트라 악단을 포함, 총 175명이 출연하는 뮤지컬이다. 16mm로 찍은 이 단편은 아시안 아메리칸 10대 소년이 자신의 문화유산을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2001년 만든 단편 <침묵의 비트> (원제 Silent Beats)도 호평을 받았던 영화.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일어나는 세 사람 간의 짧은 만남을 그린 이 작품으로 추는 젊은 미국 영화작가들에게 수여하는 그레이스왕비상을 받았다.

5분30초짜리 드라마로 젊은 흑인 탭댄서가 연습 뒤 물과 사과를 사러 편의점에 왔다가 수상쩍은 눈으로 바라보는 아시아인 가게 주인과 나이든 여성 고객을 만나는 드라마로 배경에 깔리는 탭 리듬이 긴장감의 고조-완화에 맞추어 템포가 달라진다. 추는 또한 3학년 때 USC에서 수여하는 1만5천달러의 잭 니컬슨 연출장학금을 탔으며 버진레코드사의 뮤직비디오 콘테스트에서도 이겨 올터너티브 팝밴드인 게기타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했다.

할리우드의 뮤지컬 영화 붐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영화가 춤과 노래가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인도의 볼리우드영화. <구루> (Guru) 등 할리우드와 볼리우드의 결합을 시도하는 영화들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슈팅 라이크 베컴>으로 유명해진 인도 출신 영국인 여성감독 거린다 차다의 차기작을 놓고도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서로 배급권을 따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의 볼리우드판 뮤지컬이기 때문. 차다는 영화 전체를 노래와 춤으로 꾸미면서 소설의 현대적인 각색을 꾀할 계획인데 춤과 노래 장면이 영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삽입되는 볼리우드영화의 전통에서 벗어나 노래와 춤을 영화의 스토리 전개 속에 녹여낼 예정이라고 한다. 로스앤젤레스/이남·영화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