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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을 막아라
김현정 2003-06-02

불법동영상 갈수록 기승, 매년 35억달러 손해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들이 영화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엑스맨2>(사진) <매트릭스2 리로디드> <니모를 찾아서> 등 올해 여름 대표적인 블록버스터들은 시사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캠코더로 영화를 촬영하지 못하도록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필름에 투명한 자국을 새겨 불법동영상을 발견했을 때, 그것이 언제 어디서 촬영됐는지 알 수 있게 만든 ‘워터마크’가 대표적인 예. 이 밖에 어두운 데서도 볼 수 있는 나이트 고글과 안경집까지 수색하는 치밀함, 법적조치를 경고하는 단도직입적인 협박, 스타를 이용한 애원 등이 블록버스터를 수호하는 무기들이다. 제작사들은 최종 프린트가 나오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면서까지 ‘해적’들을 막고자 분투하고 있지만, 누수현상을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할리우드가 올해 들어 더욱 긴장하는 까닭은 불법동영상 유포로 인한 손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영화협회 회장 잭 발렌티는 “불법비디오로만 한정하더라도 할리우드는 매년 30억∼35억달러를 손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동영상 다운로드 횟수도 2년 사이 20%가 증가해 일일평균 40만∼60만회를 기록하고 있다. 냅스터와 음반업계가 벌였던 법정다툼이 곧 영화계에서도 재현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 이십세기 폭스 부사장 밥 하퍼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요즘,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태연하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할리우드가 기대를 거는 것은 불법비디오 유통혐의로 기소된 LA 시민 조니 레이 가스카의 재판이다. 그는 7월1일 열리는 공판에서 최고 28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으며, 그렇게 된다면 따끔한 경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할리우드는 당분간은 전세계 동시개봉 전략에 의지할 것 같다. 미국 외 국가에서 불법동영상이 돌아다닐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이 방법은 <엑스맨2>가 채택한 전술. <매트릭스> 시리즈 제작자 조엘 실버는 “<매트릭스3 레볼루션>은 전세계에서 같은 순간 개봉할 것”이라고 밝혔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