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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은 지금 <매트릭스2> 신드롬
문석 2003-06-02

관객동원 국내 신기록, 복제 DVD 유통·인터넷 논쟁도 뜨거워

전지전능 선각자가 뭇 영화들을 따돌리고 하늘 높이 치솟아 올랐다. 5월23일 개봉한 <매트릭스2 리로디드>가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박스오피스의 정점에 올랐다. <매트릭스2>는 개봉 첫날 서울 11만, 전국 24만명을 동원한 데 이어 24일 서울 16만, 전국 43만명, 25일엔 서울 15만5천, 전국 40만명을 끌어들여 개봉 첫 주말 서울 48만5천, 전국 121만명(22일 전야제 성적 포함)을 기록했다. <매트릭스2>의 성적은 개봉 첫주 서울 35만, 전국 107만명을 기록한 <반지의 제왕: 두개의 탑>을 훌쩍 뛰어넘는 것. 90%대 예매율을 기록하며 예고됐던 돌풍이 현실화한 것이다.

<매트릭스2>의 평일 흥행 추세는 주말의 메가톤급 폭발력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 감이 있지만 전국 320개 스크린의 ‘흡입력’ 때문인지 보통 영화의 주말 성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평일 하루 평균 서울 5만5천, 전국 14만∼15만명 정도가 찾는 가운데 5월29일까지 이 영화는 서울 72만5천, 전국 177만명의 관객을 기록 중이다.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코리아는 개봉 9일째인 31일 전국 2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어, 최단기간 200만 돌파라는 새 기록도 수립될 전망이다. <매트릭스2>의 폭풍은 개봉 2주째에도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현재 맥스무비 등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이 영화는 70%대의 압도적인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어, 2번째 주말이 지나면 동원 관객 전국 250만명 선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흥행작답게 <매트릭스2>는 다양한 화제 또한 부산물로 낳고 있다. 우선, 여타 영화와 달리 관객 중 남성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점. 객석에선 남자 관객끼리 ‘무더기’로 자리한 풍경을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예매 기록에서도 남성 비율이 압도적이고, 예고편 등을 클릭한 네티즌의 성별을 조회해도 남성이 훨씬 많다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가 극에서 극을 오간다는 점도 이 영화의 특징이다. 극단적인 찬사와 무자비한 비판이 엇갈리면서 이 영화와 관련된 인터넷 게시판은 격렬한 논쟁 공간이 되고 있다.

또 쉽게 이해되지 않는 각 장면에 대한 나름의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영문 시나리오나 해외 평론도 여럿 올라있다. 중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법복제 영상도 시중에 나돌기 시작했다. 워너는 이미 개봉 첫주에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복제 DVD를 회수했으며, 인터넷 사이트들의 협조하에 이 영화의 Divx파일을 삭제하고 있다. 지하철에 붙여놓은 대형 게시물이 뜯겨나가는 정도는 대단한 일이 아닐 만큼, ‘매트릭스 신드롬’은 강력하다.

한편, 4월25일 개봉한 <살인의 추억>은 5월27일로 전국 관객 400만명을 넘어섰다. <매트릭스2>의 개봉 이후 관객 수는 다소 줄었지만, 개봉한 지 5번째 주말에도 3일 동안 30만명을 극장으로 끌어들였다. 5월29일까지 서울 153만, 전국 409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살인의 추억>과 <매트릭스2> 사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와일드카드>는 5월29일까지 서울 20만, 전국 73만명 관객을 동원했다. 현재 <매트릭스2>가 압도하고 있는 극장가는 <튜브> <니모를 찾아서> <성질 죽이기> <폰부스> 등이 나란히 개봉하는 6월5일, 불뿜는 전장으로 바뀔 전망이다. 문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