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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탐대실
이영진 2003-05-19

극장과 안방 사이의 시차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5월10일까지 서울 스카라극장에서 재상영된 <지구를 지켜라!>(사진)의 경우, 개봉 39일 만인 5월14일 비디오로 출시됐다. 스카라극장에서 재상영을 종영한 지는 불과 4일 만이다. 이와 대해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6월에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2년 전에 비해 50% 수준으로 줄어든 비디오 시장을 고려해서 앞당겼다”며 “매출에서 4천만∼5천만원의 추가 이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디오 시장이 급속하게 위축되어 광고비용을 따로 책정하지 못하는 만큼 비디오 대여점이나 관객에게 인지도가 높은 시점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CJ는 현재 재상영 후 확대상영 중인 <질투는 나의 힘>도 5월 말에 비디오로 출시할 계획이다.

개봉과 동시에 앞다투어 출시 경쟁을 벌이던 중소 비디오 회사들과 달리 출시 시점을 극장 개봉 시점 3개월 뒤로 유지해왔던 메이저 배급사의 이번 결정은 앞으로 상당한 파장이 예고된다. 극장관객을 여러 형태로 가공되는 영상물의 특성상 각 윈도의 일정 수익을 보존해주기 위해 유지되던 홀드 백(Hold-back)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제 프로듀서는 “홀드 백 기간을 줄이는 것이 단기적인 수익을 가져다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극장 관객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싸이더스의 노종윤 이사도 “메이저 배급사라면 비디오 시장 자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할리우드가 홀드 백을 철저하게 지키는 이유를 곰곰이 살펴보야야 한다”고 지적한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