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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어완전정복>의 김성수 감독
2003-05-15

<비트>, <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 <무사> 이후 2년만에 복귀한다. 김 감독이 지난달 차기작으로 촬영 중인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 <영어 완전정복>. 잘게 쪼개진 쇼트와 저ㆍ고속촬영, 스텝프린팅, 극단적인 앵글 등 감각적인 비주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하고 있는 그의 새영화로는 다소 의외다. 1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호텔 아미가에서 열린 영화의 제작발표회에서 김감독을 만났다.

그는 코미디 영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본의 아니게 남성영화나 액션영화를 만들게 됐을 뿐 사실 코미디 영화를 좋아한다"며 "나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은 이제야 적성에 맞는 장르를 찾아간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완전정복>은 부족한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두 남녀가 영어학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영화로 김성수 감독이 <무사>의 프로듀서 출신 조민환씨와 함께 설립한 나비픽쳐스의 창립작이다.

그는 영어 콤플렉스를 소재로 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콤플렉스를 소재로 하기 때문에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영어 공부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못나고 가진 것 없는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그려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나영을 여주인공 영주역으로 선택한 이유는 "영주가 바로 이나영"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 단순하고 덜렁거리면서도 엉뚱한 영주가 실제 이나영의 성격에 딱 맞아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구두매장에서 일하는 바람둥이 문수역으로 출연하는 장혁에 대해서는 "밉지 않은 바람둥이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서 캐스팅을 결정했으며 현재까지 시나리오 상의 캐릭터를 그대로 재현해내고 있어서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비주얼 스타일리스트 김성수 감독이 만들어내는 로맨틱 코미디는 어떤 색깔일까? 김 감독은 "현재까지의 김성수는 기능적 감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전작들과의 연관성을 배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성격이 급해 커트 수가 많을 뿐이지 아직 내 스타일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관객들에게 전달하려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으려고 애쓸 뿐입니다."

그는 "오히려 캐릭터나 관객들의 웃음에 방해되는 것을 경계해 화면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화 속의 CG, 플래시, 말 풍선을 이용한 자막 등은 기존 코미디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스타일로 사용할 계획이다.

감독이 자신의 첫 코미디 영화에서 스타일보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캐릭터. 사실, 애매한 캐릭터는 그의 전작들에 쏟아진 수많은 찬사에도 불구하고 지적되던 약점이다.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는 캐릭터가 상황을 유발해내는 즐거움을 주는 영화입니다. 관객들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려면 우선 캐릭터에 동화돼야 하죠. 코미디 영화는 주인공들이 관객들과 나누는 대화거든요." (서울=연합뉴스)